고수에게 듣는다 - 박합수 국민은행 WM그룹 부동산팀장
주택가격 추가 하락 제한적…전세시장은 계속 불안
전세금 2억원 보험 가입땐 年 53만원 내면 전액 보장
박합수 국민은행 WM그룹 부동산팀장(사진)은 시중은행의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과 달리 행내에서 부동산 전문가로 자리를 굳혔다. 1986년 국민은행에 입사해 건축 분야와 경매, 감정평가, 자산관리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았다. 1999년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다. 2003년 은행 내 ‘부동산전문가 공모’를 통해 발탁돼 현재까지 WM그룹 부동산팀에서 일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업무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이다.
최근 들어 박 팀장은 고객들로부터 주택시장 전망 관련 질문을 많이 받는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거래마저 위축되고 있어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주택 매입 시점을 정하기가 여의치 않아서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주택가격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수도권 대형 고가 아파트와 재건축아파트는 2007년 초 최고점 대비 약 35% 전후 하락한 상태”라며 “새해 들어 취득세 감면 시기이 연장되면서 주택거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오히려 전세 수요자들이 시장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서 투자처를 잃은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유통물량 자체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수도권 신규 아파트 입주량이 전년 대비 줄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또 추가적인 집값 하락 우려 탓에 전세 수요가 주택 매매 수요로 옮겨가지 못하는 점도 전세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박 팀장의 분석이다.
그는 “최근 전세값이 지나치게 많이 올라서 서울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5%에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9년 2월 3억원이면 전세 계약이 가능했던 서울 잠실동에 있는 전용면적 85㎡ 규모의 아파트 전세금은 5억원을 호가한다. 박 팀장은 “그나마 2011년 전세가 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2년 전세 연장 주기 기준으로 올해는 상승 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 팀장은 깡통전세 가능성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많은 집주인이 집값이 하락해 대출금과 전세금의 합이 집값을 웃도는 ‘깡통 주택’ 신세가 되면서 다음 전세입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 것이다. 매매시장도 꽁꽁 얼어붙어 집을 팔아 전세금을 빼주는 것도 여의치 않아 전세금 반환이 지체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박 팀장은 전세금보장보험을 들 것을 권유했다. 이 상품은 전세보증금이 금융자산의 대부분인 서민들을 위한 상품으로, 현재 금융권에서 판매하는 유일한 전세보증금 보험상품이다.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임대차계약을 맺은 세입자로 임대차계약을 맺은 날부터 5개월이 지나기 전에만 가입할 수 있다. 대상 건축물은 아파트,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도소매용 상업용 건물이다. 연간 보험료는 아파트는 연간보증금의 0.265%, 그 외 주택은 0.3%, 상업용 건물은 0.494%다. 전세보증금 2억원짜리 아파트에 대해 보험을 들면 매년 53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대신 전세보증금 전액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박 팀장은 “집값 하락으로 전세금을 떼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전세세입자들의 보험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에는 법인고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개인고객들의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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