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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D-4…'新·舊 동거내각' 혼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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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서 한달간 대치

與 "민주가 새 정부 발목"…미래부 껍데기로 만들어

민주 "새누리 협상 회피"
방통위 존속 합의에도 朴이 반대하자 원점



한 달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있는 방송 정책 및 진흥부문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단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5일 공식 취임하더라도 상당 기간 이명박 정부의 조직과 각료들로 국정을 꾸려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통·폐합 부처들의 업무 혼선과 ‘신·구 정부 동거내각’으로 인한 국정혼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미래창조과학부를 사실상 껍데기로 만들겠다는 게 민주통합당의 태도인 것 같다”며 “구태의연한 새 정부 발목잡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에서 진 사람들이 자기가 주장하던 정부 조직을 만들지 않으면 당선인이 제시한 조직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나온다”며 “또 정부조직법을 심의하는 데 ‘(쌍용차) 국정조사’와 ‘(MBC) 청문회’가 왜 필요한가. 이런 식이면 새 정부가 제대로 출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그동안 박 당선인의 지침을 핑계로 협상을 회피해 왔다”며 “협상을 진행하고 보니 이제 ‘날치기’와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을 운운하며 국회를 후진화할 생각부터 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고위 관계자는 “최근 여야 간 협상을 통해 방송정책 기능을 현 방통위에 남겨두는 쪽으로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와 이 원내대표까지 ‘OK’했지만 박 당선인이 반대하자 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방송사에 대한 규제 및 정책 업무를 합의제 기구(방통위)가 아닌 일반 부처(미래부)로 넘기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야 간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각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수용 가능한 게 뭐가 있는지 원내 지도부는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인선에 대한 검증과 비판이라면 모를까 정부조직 개편안을 오래 끌어봤자 야당에도 득될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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