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7% 수익 목표라더니
10개 중 3개 마이너스
연초 2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가 1900선 중반까지 추락했다. 요즘 같은 하락장을 위해 개발된 펀드가 절대수익추구 펀드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연간 7% 안팎의 수익 달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 운용 중인 절대수익추구 펀드 10개 가운데 3개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을 따져봐도 7%에 가까운 수익을 낸 적은 2009년 한 해밖에 없었다.
◆절대수익 펀드 30% 마이너스
절대수익추구 펀드는 주식뿐 아니라 선물, 옵션 등 다양한 운용 전략을 구사한다. 따라서 목표수익률도 벤치마크(보통 코스피200지수) 대비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형 펀드와는 다르다. 주식형 펀드와 달리 절대수익추구 펀드는 아무리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연 7% 안팎의 수익을 목표로 운용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총 77개의 절대수익추구 펀드(순자산 10억원 이상)가 있다. 이들 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0.31%(2월7일 기준)다. 주식형 펀드(-1.09%), 주식혼합형 펀드(-0.47%) 등이 올 들어 손실을 내고 있는 것보다 낫지만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2.97%에 불과한 수준이다.
개별 펀드의 수익률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절대수익추구 펀드의 약 30%에 달하는 23개 펀드는 올 들어 손실을 내고 있다. ‘대신부자만들기30자’(-0.51%), ‘대신블루마운틴자’(-0.51%) 등 대신자산운용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중장기 수익률도 ‘절대수익추구’라는 펀드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2008년 이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7%에 근접한 해는 2009년(6.61%) 한 해밖에 없었다. 2011년은 수익률이 1.82%에 불과했고, 2008년(2.78%)과 2012년(2.92%)은 2%대에 머물렀다.
◆운용 인력 전문성 부족이 문제
전문가들은 절대수익추구 펀드가 이처럼 이름값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운용 인력의 전문성 부족을 꼽는다. 한 국내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기본적으로 주식을 싼값에 사서 보유했다가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차익을 실현하는 이른바 ‘롱 온리’ 전략에만 익숙하다”며 “이런 사람들이 절대수익추구 펀드를 운용하다보니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환경과 제도적인 제약도 수익률 부진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두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체투자본부 총괄본부장은 “절대수익을 추구하려면 다양한 투자자산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러기에 국내 시장은 협소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 본부장은 “따라서 절대수익추구 펀드를 제대로 운용하려면 최소한 아시아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희 우리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국내 시장에서는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불가능하고, 주식 대차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는 점도 펀드 운용에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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