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액 축소·집값 하락 원인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론인 주택연금 가입자가 지난 1월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부터 주택연금 지급액이 소폭 줄어든다는 소식이 알려져 가입자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집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담보가치가 더 낮아지기 전에 연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1월 한 달간 주택연금에 새롭게 가입한 사람이 653명에 달했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70명)에 비해서는 가입자가 200%, 전월 대비 77% 늘어났다. 2007년 7월 상품 출시 이후 총 1만2952명이 가입했다.
주택연금은 부부가 모두 만 60세 이상이고 집값이 9억원 이하여야 가입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도 가능하지만 상가주택 등은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좀 더 낮추자는 공약을 내놨기 때문에 앞으로 ‘부부 모두 60세 이상’이라는 규정은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집값 상승률과 고령화 추세, 이자율 등의 요인을 반영해 조금씩 연금 지급액을 조정하고 있다. 이달 가입자가 3억원짜리 집을 가지고 연금을 신청할 경우 가입연령에 따라 60세는 매달 69만원, 65세는 82만원, 70세는 100만원씩을 받는다. 5억원짜리 집을 맡기면 60세는 매달 115만원, 65세는 138만원, 70세는 167만원씩 받을 수 있다. 오래 살거나 집값이 떨어져서 연금 지급액이 추후 집값을 초과하더라도 돈을 더 내지는 않는다. 반대로 집값에 비해 연금을 얼마 못 받고 부부가 모두 사망할 경우 집을 처분하고 남은 돈은 관련 규정에 따라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대출을 끼고 있는 주택이나 전·월세를 주고 있는 주택의 경우에는 연금에 가입할 때 집값의 일부를 먼저 돌려받아서 빚이나 보증금을 갚은 뒤 나머지를 연금화하는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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