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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효율성, 형평성, 그리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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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효율성, 형평성, 그리고 교육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sejinmin@dongguk.edu >



지난 네 번의 경제학톡에서는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인 효율성과 형평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두 가지를 추구하는 정책수단들은 종종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데, 필자의 생각에 효율성과 형평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분야는 교육이 아닐까 한다.

교육, 좀 더 넓게 말해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는 국가의 경제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곤 한다. 교육과 훈련, 경험 등에 의해 축적된 인적자본은 개인의 생산성을 높여 더 높은 소득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생산 증가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한편 교육은 이른바 ‘상품 평등주의(commodity egalitarianism)’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상품 평등주의란 의료나 교육처럼 기본적인 재화나 서비스는 평등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인데, 이에 따라 교육의 혜택이 평등하게 주어진다면 이는 낮은 소득계층의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계층 상승 수단이 돼 형평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

교육을 경제학적 잣대로만 논할 수는 없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우리나라 교육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지는 비교적 걱정할 게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이 경제가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루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높은 교육열은 학업성취도의 국가별 비교에서 높은 순위로 나타나곤 했다. 예컨대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생평가(PISA)에서 우리나라는 핀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세계적인 출판그룹 피어슨에서 2012년에 출판한 ‘The Learning Curve’라는 책에서도 우리나라는 교육순위 2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로 비싼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실을 꼽는다. 식지 않는 사교육 열풍의 부작용은 많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교육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해쳐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사교육이 효과가 있는 것이라면 교육을 통한 저소득층의 계층 상승은 어렵게 된다. 사교육이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그 효과가 불분명한 상태에서는 할 수 있는 계층과 그럴 수 없는 계층 간의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진부하지만 답은 결국 공교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최근 미국에서 출판된 ‘How Children Succeed’라는 책은 어떻게 하면 소득계층 간 학력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를 광범위한 연구결과를 엮어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학업성취도에는 IQ 등으로 측정되는 인지능력보다 끈기나 호기심 같은 비인지적 성격이 더 중요하고, 그런 성격적 강점들은 사춘기 이후까지도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학교와 교사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학생들의 성격에 관심을 쏟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성격적 강점을 습득하는 것은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특히 가정의 지원 부족과 결손 등으로 어린 시절 인지능력을 충분히 키우지 못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담긴 연구결과들이 희망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희망이 현실이 되는 길은 언제나 험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교육에 대한 희망이라면 애써볼 만하지 않을까.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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