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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서 돈 뺀것…셀 코리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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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폭탄' 외국계 증권사는 어떻게 보나

장기투자 펀드는 안 팔아…글로벌 자산배분 일환인 듯
IT서 조선·건설로 관심 이동…조만간 한국 컴백할 것




“본격적인 셀(sell) 코리아가 아닙니다. 장기 투자 성격의 펀드들은 한국 주식을 안 팔고 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 전문가들은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에 대해 “한국 주식을 본격적으로 팔고 떠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나흘 동안 1조2000억원 넘게 판 외국인은 단기 투자 성격의 헤지펀드들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수출주 중심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추세적인 매도 아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4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317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에 삼성전자(5916억원) 현대차(2241억원) 기아차(918억원) SK하이닉스(722억원) 등 시가총액이 큰 대표 수출주들을 팔았다.

외국계 펀드 등 외국인의 동향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주식영업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단기 투자 성격의 외국인이 뱅가드 펀드 매물 압박과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주 실적 둔화 우려, 선진 증시 강세 때문에 한국 주식을 팔고 있지만 외국인의 ‘추세적인 이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강필구 도이치증권 주식영업부 상무는 “유럽 재정위기의 정도가 약해졌고 미국 재정위기도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 증시로 관심이 옮겨지면서 한국 증시에서 자금이 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신흥시장 중 한국에서만 돈이 빠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셀 코리아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 매도세도 단기적인 현상으로 분석됐다. 조봉현 HSBC증권 부대표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애플을 사고 삼성전자를 파는 ‘페어트레이딩’을 하고 있다”며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14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가격 매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계 유명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도 “일본증시와 한국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이 다른 만큼 한국에서 돈이 빠져 일본으로 간다고 단언하긴 힘들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근본 시각은 변한 게 없다”고 거들었다.

◆“조선주와 건설주로 관심 이동”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곧 진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때문이다. 이창희 다이와증권 전무는 “외국인이 너무 급하게 팔았고 원화 강세 추세가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순매도의) 반대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올해 원화 강세 등 불리한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 증시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제 상황과 증시 밸류에이션이 외국인에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덕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단기적으로는 환율 등의 요인 때문에 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은 여전하다”며 “늦어도 2분기에는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조 부대표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30원까지 갈 것으로 보기 때문에 현재 환율 수준은 외국인에 매력적”이라며 “매수세가 조선주나 건설주 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김동욱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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