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개최…잭니클라우스GC 등 유력 후보
올해 국내 골프계의 최대 관심사는 크게 네 가지다. 가장 뜨거운 이슈는 2015년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 간 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개최 장소로 어느 골프장이 선정되느냐다.
2년간 매각작업을 진행해온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54홀)가 올해는 팔릴지도 관심이다. 1년간 영업을 중단하고 개·보수 공사를 한 삼성에버랜드의 안양베네스트GC와 신세계가 의욕적으로 만든 트리니티클럽이 최고의 명문 골프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자존심 경쟁도 볼거리다. 3월 말에 선출하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수장으로 누가 뽑힐지도 궁금하다.
○프레지던츠컵, 어디서 열리나
2015년 프레지던츠컵은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열린다. 골프에서는 올림픽이나 축구 월드컵에 준할 정도로 국가적인 이벤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다. 한국 개최가 발표된 것은 2011년 11월이었지만 1년이 넘도록 대회 코스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PGA투어는 지난해 말까지 장소를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삼성, LG, CJ 등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제안을 받았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코스 선정 작업 등을 조율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곳으로 부상하고 있는 곳은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GC다. 공항이 가깝고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대회 개최지로 최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주 해슬리나인브릿지도 경합을 벌였으나 코스가 짧고 동선이 복잡해 대회를 치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돈이다. 대회 코스로 선정된 골프장은 수백만달러를 내야 한다. 대회가 시즌인 10월 초에 열리는 데다 그 전부터 일반 손님을 받을 수 없어 손실은 더 불어날 수 있다. 세계적인 코스로 부상하고 홍보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을 생각해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선뜻 나서는 골프장이 없으면 정부가 개입해야 할 수도 있다.
○레이크사이드, 어디로 팔리나
2011년부터 매수자를 찾던 레이크사이드는 지난해 3월부터 공개 매각을 선언하고 새 주인을 찾아 나섰으나 실패했다.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초반에 관심을 표명했으나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여주 스카이밸리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호반건설 등이 나섰지만 무산됐다.
가격은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1조원을 웃돌았다가 현재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파는 쪽은 최소한 6000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매수자는 더 낮은 가격을 원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등 투자가들은 다음달 만료되는 사모펀드(PEF) 만기를 1년간 연장하고 다시 매수자를 찾고 있다. 매각 관계자는 “상반기에 매수자를 찾고 하반기에 매각 작업을 진행해야 내년 초에 펀드를 청산하는 등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명문 클럽 경쟁 본격화
1년간 영업을 중단하고 개·보수에 들어간 안양베네스트가 오는 4월 중순 재개장한다. 공정은 80~90% 정도 완료됐다. 클럽하우스를 허물고 신축했고 4개홀(1, 5, 16, 18번홀)을 수정했다. 그늘집 옆에 있는 5번홀 페어웨이에는 크리크(개울)를 만들어 티샷할 때 ‘307동 아파트’로 시선이 쏠리지 않도록 했다. 18개홀 전 그린 아래에는 열을 식혀주는 ‘서브에어 시스템’을 깔았다. 전동 카트도 도입하지 않고 걸으면서 골프를 치는 전통을 유지한다. 연회비를 받던 방식도 고수할 방침이다.
여기에 신세계가 5년에 걸쳐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 조성한 트리니티클럽이 새로운 명문으로 가세한다. 지난해 10월 개장했으나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극소수 명사만 초청해 라운드하는 ‘신비주의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외부에 공개하고 정식으로 회원을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는 안양베네스트, 해슬리나인브릿지, 트리니티클럽 등 3곳이 ‘명문 골프장의 트로이카 시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새 회장 3월 선거
새 회장 후보로 이중명 에머슨퍼시픽 회장과 박정호 프리스틴밸리 회장, 박창열 남광주CC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명 회장은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으며, 박정호 회장과 박창열 회장은 해외에 있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동준 골드코리아 회장도 거론됐으나 “나설 뜻이 없다”며 고사했다.
일각에서는 골프장 오너가 아닌 사람 가운데 정·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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