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22일(07:2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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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2곳 LP로 모집…300억 마련
- ‘대우일렉 51% 애스크로 예치’ 합의 못해 참여 무산
동부그룹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와 관련,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기로 했던 CXC가 최종적으로 투자 의사를 철회했다고 21일 밝혔다. CXC는 당초 이번 투자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기로 하고, 보험사 2곳을 펀드 출자자(LP)로 모집했다. 하지만 동부와 세부 이행 조건에 합의하는 데 실패해 투자 계획을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그룹이 대우일렉 인수전에 뛰어들 당시 CXC는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주요 FI로 등장했었다. 조현호 CXC 회장은 오랜 해외 생활과 홍콩에서 PEF 운용사 대표로 활약한 경험을 활용해 동부그룹의 해외 진출에도 조언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재계 쪽에 인맥이 넓다는 점과 동부그룹이 동남아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기류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에 동부그룹이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의 SBI를 컨소시엄에 영입하면서부터다. KTB PE까지 가세해 CXC는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데에서 투자 규모를 300억원으로 줄였다.
한국종합캐피탈을 자체 자금과 은행 대출만으로 인수하기도 한 CXC는 동부 컨소시엄의 참여를 본격적인 PEF 운용사로 나서기 위한 계기로 삼았었다. CXC라는 브랜드로 국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겠다는 게 속내였다. 실제 국내 보험사 2곳을 LP로 끌어들였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제시한 세부 조건이었다. 이들 보험사는 동부가 대우일렉의 IPO(기업공개)를 성사시키지 못했을 경우에 대비해 추가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부가 보유하게 된 대우일렉 주식 51%를 실물로 발행해 애스크로 계좌에 맡겨놓으라는 게 CXC의 요구였는데 동부에서 이를 거부했다"며 "동부가 인수 가격을 3700억원에서 2726억원으로 깎은 것도 CXC가 빠진 계기”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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