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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풍경] 연을 날리며 하늘과 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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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매년 이맘때면 농촌 아이들은 짙푸른 하늘바다 위에 가오리 연(鳶)을 띄운다. 매서운 바람에 볼따구니가 시뻘겋게 익는지도 모른 채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이 날리려고 발을 동동 구른다. 이따금 심술쟁이 녀석들이 친구의 연줄을 끊어내고 달아나 울음바다를 만들기도 한다.

원래 연은 ‘솔개’를 뜻하는데 솟대 위에 올라 앉은 새가 바로 솔개다. 민간신앙에서 솟대 위의 솔개는 인간 세상에 길조를 알려주고 흉조를 물리쳐주는 상서로운 새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중재자로 여겨졌다.

그래서 민간에선 연에다 ‘액(厄)’ 혹은 ‘송액(送厄재앙을 보내다)’이라고 써서 날리면 나쁜 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동양 전통사회에서 연은 사람이 하늘과 마음을 소통하는 수단이었다.

하늘이 간직한 비밀이 하나 둘 벗겨지면서 이제 연은 흥미로운 볼거리로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늘과 인간의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체임은 분명하다. 맑게 갠 날 창공에 연을 날리며 하늘과 마음의 대화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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