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스 같은 입체감 구현
화면에 빨려들어갈 듯 생생
추격하는 일본과 격차 벌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초의 커브드(곡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동시에 공개하며 또 맞붙었다. 일본 업체들이 OLED TV를 내놓으며 뒤쫓아오자 비장의 무기를 내세워 한발 더 달아났다. 커브드 기술은 대형 TV에 적용하는 기술로 아이맥스(IMAX)와 같은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13에서 1시간 간격으로 커브드 TV를 선보였다. 전날 프레스 콘퍼런스에서는 보여주지 않은 최첨단 제품이다.
삼성은 개막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쯤 국내 기자들을 초청해 55인치 커브드 TV에 씌워져 있던 검은 천을 걷어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세계 최초의 휘어진 OLED TV”라며 “삼성 TV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오전 10시 개막과 동시에 전시장 앞쪽에 55인치 커브드 OLED TV 3대를 전시했다. LG전자는 “세계 디스플레이 역사에 획을 긋는 혁신적 디자인과 기술의 결정체”라고 자랑했다.
커브드 기술은 평면 화면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는다. 평면 제품은 시청자의 눈에서 TV 화면의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거리가 달라 자연스런 왜곡이 일어나는데, 화면을 휘게 만들면 이를 해소하고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입체감까지 더해져 생생하고 파노라마 같은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디자인 면에서도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김 부사장은 “커브드 제품은 눈에 가득 차는 파노라마 효과 때문에 아이맥스 영화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며 “TV가 대형화할수록 커브드 기술이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패널 뒤에 백라이트(광원)가 있는 LCD(액정표시장치) TV에선 구현하기 어려워 일부 일본 업체가 영상을 화면에 쏴주는 프로젝션 방식으로 선보인 게 전부였다.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OLED가 등장하면서 커브드 TV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두 회사 제품을 비교해보니 LG전자의 제품이 더 휘었을 뿐 아니라 뒤로도 5도가량 제쳐졌다. 책 읽을 때 비스듬히 세워 읽으면 편한 독서대처럼 TV 화면을 뒤로 눕힌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상반기, LG는 올해 내 출시를 공언해 커브드 OLED TV에서도 시간 싸움을 벌인다.
가격은 평면 OLED TV보다 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임원은 “평면보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제품이므로 가격대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달 초 나온 LG전자의 55인치 OLED 출고가는 1100만원이다.
일본 업체들의 OLED 추격도 계속됐다. 전날 소니가 56인치 UHD(울트라HD) OLED TV를 공개한 데 이어 파나소닉도 56인치 4K(울트라HD·해상도 3840×2160) OLED TV를 선보였다. TV 시장만큼은 삼성전자, LG전자에 내줄 수 없다는 의미다.
중국 AUO의 패널을 썼던 소니와 달리 파나소닉은 패널을 자체 개발, 두께 12.7㎜, 무게 12.2㎏의 현존 OLED TV 중 가장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어냈다.
라스베이거스=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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