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리더십이 뜬다.’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업계 여성 임원들이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 특성상 여성 임원은 극히 드물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이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국산·수입차 女임원 홍보·마케팅 업무 대세
본격적인 여풍(女風) 움직임을 보인 곳은 현대·기아차다. 지난달 28일 현대차그룹은 2013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계열사가 아닌 현대·기아차에서 첫 여성 전무를 발탁했다.
전무로 승진한 주인공은 기아차 마케팅사업부장으로 근무해 온 채양선 상무(45). 현대차그룹은 연차를 떠나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40대 여성 전무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도 지난해 첫 여성 상무를 영입했다. 현대차 마케팅전략실의 최명화 상무(47)는 두산그룹에서 근무하다 작년 8월 현대차로 이직했다.
한국GM은 지난해 9월 홍보 총괄책임자로 황지나 전무(53)를 기용했다. 이 회사의 여성 임원은 황 전무와 마케팅부서의 이경애 전무(42)를 포함 1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홍보·마케팅 외에 연구소, 정보기술(IT), 법무 부서에서 여성 임원들이 근무 중” 이라며 “미국 GM의 다국적 기업 특성상 여직원에 대한 균등한 기회, 성 평등 등이 회사의 주요 가치”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도 지난해 10월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홍보본부 황은영 상무(44)를 영입했다.
수입차 업계에선 벤츠코리아의 박주혜 마케팅 상무(42)와 예성희 기업홍보 이사(38), BMW코리아그룹의 주양예 미니(MINI) 총괄 이사(40), 포드코리아의 노선희 홍보 이사(41), 아우디코리아의 이연경 마케팅 이사(38) 등이 대표적인 여성 임원들이다.
이들 여성 임원들의 보직은 홍보 및 마케팅 분야에 집중된 게 특징.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홍보와 마케팅 업무는 전통적으로 여직원들이 남성보다 능력을 인정받아 온 분야” 라며 “섬세한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 대부분 외국계 기업 출신···공통점은 ‘경력자’
국산차 회사의 여성 임원들은 공채 출신을 찾기가 힘들다. 대부분 타 업종에서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이직한 경력자다. 외국계 회사 출신들이 많다.
채양선 기아차 전무는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그룹에서 랑콤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2010년 3월 기아차로 자리를 옮겼다.
황지나 한국GM 전무는 지난 25년간 독일 제약·화학회사 바이엘과 HSBC 은행 등에서 홍보 업무를 맡아온 홍보 전문가다. 이경애 전무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에서 근무하다 2008년 한국GM에 합류했다.
황은영 르노삼성 상무는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장 법률사무소, 외국계 컨설팅업체 플레시먼힐러드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홍보 경험을 쌓았다.
수입차 업계 여성 임원들도 외국계 회사 출신이 대부분이다.
2009년 벤츠코리아에 입사한 박주혜 상무는 수입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루이비통에서 10년 이상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다. 같은 회사의 예성희 기업홍보 이사는 외국계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 출신으로 지난해 벤츠로 이직했다.
새해 미니 세일즈·마케팅 총괄책임자로 보직을 옮긴 주양예 이사는 한국CA와 인텔코리아 등을 거쳐 2007년 BMW코리아에 합류했다.
‘남탕’으로 유명한 트럭 상용차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임원 자리에 오른 사례는 포드코리아의 노선희 이사가 유일하다. 스웨덴의 트럭회사 스카니아에서 6년간 홍보업무를 맡아온 노 이사는 2011년 포드코리아 홍보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자동차 부품업체 중에선
한국타이어 김현경 기업홍보 상무(49)가 있다.
제일기획 출신인 김 상무는 2011년말 한국타이어 첫 여성 임원으로 영입됐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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