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 우려에 현대·기아車 급락
부품株도 동반 약세 "이달중 반등 힘들듯"
자동차주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로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가 3% 이상 하락했다. 평화정공을 비롯한 자동차 부품주도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자동차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자동차사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1월 말까지는 주가를 반전시킬 특별한 계기가 없다”며 당분간 자동차주의 조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엔저 직격탄 맞은 자동차주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4.63% 급락한 2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26일 이후 처음으로 21만원 선이 붕괴됐다. 개장 이후 줄곧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장중에는 6.2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이후 주가가 9.85%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현대차의 체감 낙폭은 더 크다.
현대차뿐 아니라 자동차 업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아차도 3.02% 속락했다. 기아차는 최근 10거래일 중 지난달 26일 0.35% 소폭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9거래일 동안 주가가 떨어졌다. 현대차그룹 ‘3인방’의 한 축인 현대모비스도 이날 5.39% 급락했다. 이와 함께 쌍용차도 1.67% 떨어졌다. 성우하이텍(-7.39%) 평화정공(-5.86%) 평화산업(-5.79%) 현대위아(-3.86%) 대원강업(-1.24%) 등 부품주도 동반 하락했다.
자동차주의 동반 하락은 엔화 약세에 따른 우려 탓으로 분석된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차 업계 대비 경쟁력 약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매물은 쏟아지는 반면 자동차주를 사겠다고 나서는 주체는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이날도 기관과 외국인은 자동차주가 속한 운수장비업종에서 각각 1463억원, 1309억원 순매도했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기관 순매도 종목 1, 3위에 올랐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1, 2, 4위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가 차지했다.
○“1월엔 반등 쉽지 않을 것”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종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기류를 바꿀 계기가 없는 만큼 당분간은 조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현대·기아차의 수출 실적 부진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7%, 11월에 비해선 9.1% 줄었다. 크리스마스 등으로 영업일수가 줄고 생산 물량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라지만 현대·기아차의 4분기 실적이 최근 몇 년간의 성장 추세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가 내수시장을 지키기 위해 중대형차 가격을 최대 100만원까지 내린 점도 현대차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재료로 받아들여졌다. 미국 시장에서 연비 관련 소비자 보상비용 문제도 여전히 걸림돌이고 폭스바겐(골프) 도요타(코로나) 혼다(어코드)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주력 차종에서 신차를 발표하는 반면 현대차는 신차 사이클이 약화된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윤태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저평가돼 있긴 하지만 자동차주는 일단 피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1월 말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이 나올 때까지는 하향 추세를 반전시킬 촉매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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