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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인싸와 아싸①] 인싸가 되고 싶은 대학생들의 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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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인싸와 아싸①] 인싸가 되고 싶은 대학생들의 심리는?

[2020 인싸와 아싸②] “혼자 있는게 좋아요” 늘어나는 자발적 아싸

[2020 인싸와 아싸③] 유행처럼 번진 ‘아싸 브이로그’···‘찐’ 아싸들 가슴엔 박탈감이 번진다?

[2020 인싸와 아싸④] 아싸여도 괜찮은 사회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고도희 대학생 기자]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서 ‘인싸’와 ‘아싸’라는 개념이 통용되기 시작했다. ‘아싸’는 ‘outsider’의 줄임말로,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 반면 ‘인싸’는 최근 들어 생긴 신조어인데,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칭한다.

인싸와 아싸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그리고 사회마다 다르며,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모습과 남이 생각하는 본인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므로 어느 한 가지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자 5월 21일부터 24일 총 5일 동안 대학생 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항목별 점수의 평균값을 구해 수치를 비교했다.

조사자들은 각 항목별로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0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부여했다. 조사 결과 인싸는 ‘단체생활(ex. 대학 내 과 생활)을 활발히 하는 사람’(3.84점), ‘동성 친구가 많은 사람’(3.57점), ‘개인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사람’(3.42점), ‘이성 친구가 많은 사람’(2.78점), ‘연애경험이 많은 사람’(1.42점) 순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0점부터 2점은 ‘아니오’, 3점부터 5점은 ‘예’로 응답한 것으로 취급해 계산했다.

또한 10명 중 7명(68.7%)이 ‘사람들은 대체로 아싸보다 인싸가 되고 싶어한다’는 항목에 ‘예’라고 답했다. 이에 본 기사는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단체생활을 활발히 하는 사람’으로 그 기준을 한정시켜 ‘대학 내 과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인싸’, 그렇지 않은 사람을 ‘아싸’로 구분하고, 사람들이 인싸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취재를 진행했다.

대학 내 인싸 문화의 실태

2020년 3월, 서울 소재 A 대학 B 학과 신입생들은 그동안 암암리에 진행되던 비정기모임의 존재를 알게 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부분의 공식적인 2~3월 새내기 행사가 취소된 가운데 일부 학생들끼리는 지속해서 만남을 가져왔다는 사실이 에브리타임의 한 게시글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게시글 작성자는 “학교에서 당분간 과 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침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20여 명의 인원이 모여 꾸준하게 친목을 도모해왔다는 게 서운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집에 갇혀서 온라인 강의만 듣고 있는, 특히 지방에 사는 다른 B 학과 신입생들도 이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비정기모임의 존재를 알게 된 B 학과 새내기들. A 대학 에브리타임 캡처.

그러나 비정기모임의 구성원 중 한 명이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을 보고, B 학과 카카오톡 잡담방에서 “에타에서 익명으로 말하지 말고, 실명 까고 말하자”고 말해 대립이 격화됐다. 이후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익명 오픈채팅방 등에서 “비정기모임 자리에 선배님도 계셨는데, 선배님도 사과하라고 할까요?”, “(서운하면 비정기모임 톡방에) 초대해 드릴까요?”, “이게 그렇게 사과할 일인지 모르겠어요”라는 식으로 발언한 것이 에타에도 알려져 이슈가 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1년 중 3월은 새내기 행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기다. 이때쯤 새내기들은 치열했던 3년간의 입시를 끝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1학년 1학기에 과 행사 참여율이 가장 높으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자연스럽게 ‘과 탈주’(이하 과탈)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과탈 여부가 후천적인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경우가 많았다. 누구는 반수 준비 혹은 군대를 위해, 누구는 과 분위기와 개인의 성향이 맞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과탈을 하곤 했다. 결국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주로 전반적인 과 활동이 전개되며, 이들은 거듭된 교류와 소통을 통해 친분을 쌓아간다. 이러한 현상이 변질하면 자신과 같은 무리에 속하지 않은 사람에게 지나치게 선을 긋는 ‘친목질’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B 학과 새내기들에게는 과탈 선택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지방 출신 학생들은 이러한 비공식적인 과 행사에 참여할 수조차 없었고, 서울에 사는 학생들이라 하더라도 이미 형성된 무리의 공고한 ‘카르텔’에 침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B학과 학생 C(20) 씨는 “오프라인 개강을 하기도 전에 벌써 어울리는 그룹이 형성돼서 다 같이 친하게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분법적인 프레임, 인싸 혹은 아싸

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인싸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36.1%)와 ‘외로움을 덜 느끼고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36,1%)가 가장 많았고, ‘무리 형성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22.2%), ‘인맥을 과시하기 위해’(5.5%) 등의 답변이 있었다. 이번 B 학과 사건도 새내기들의 인싸가 되고 싶은 심리와 아싸가 되고 싶지 않은 심리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6가지(중복 응답 1개)의 서로 다른 답변을 비슷한 것끼리 묶은 결과, 크게 네 가지 이유로 분류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아싸는 부정적, 인싸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된다. 그래서 다들 인싸가 되려고 노력하며, 무리에 끼기 위해 때로는 과도한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D(21) 씨는 “예전에도 단체생활을 활발히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은 있었는데, 인싸와 아싸 같은 단어가 생긴 이후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며 “단체생활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아싸라고 생각할까 봐 좋아하는 척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E(23) 씨는 “새내기 때는 친한 친구가 많으면 외롭지 않고 재밌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과 생활과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며 씁쓸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어 E 씨는 “외로움과 소속감은 본인이 정의하기 나름인데, 우리 사회가 인싸 혹은 아싸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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