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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편리함과 관계의 불편함 사이···'언택트' , 문화로 자리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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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학생 A 씨는 택배를 주문할 때마다 넣는 문구가 있다. “무인보관함에 두고 가주세요” 영화관이나 음식점에서도 무인 정보 단말기(키오스크)가 있는 곳을 더 선호한다. 직원을 마주하는 것이 불편하고 어색하기 때문이다.

#2. 취업준비생 B 씨는 ‘혼자 볼게요’라고 적힌 바구니를 들고 안경을 고른다. 직원의 과도한 친절이 그 이유이다.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물건을 천천히 둘러볼 수 없어 매장 방문을 꺼린다고 밝혔다. 




△집집마다 무인 택배 보관함이 설치돼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안경 전문 브랜드 룩옵티컬은 혼자 보고 싶어 하는 고객을 위해 매장에 ‘혼자 볼게요’ 바구니를 배치했다.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장준서 대학생 기자] A 씨와 B 씨는 ‘언택트족’이다. 언택트란 ‘트렌드코리아2018’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이다. 사람과의 접촉, 연락을 의미하는 ‘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Un’을 붙여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왕십리 CGV는 영화 예매뿐 아니라 매점도 키오스크로 운영한다.

코로나19, 언택트 문화를 정착시키다

언택트족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키오스크가 직원보다 편리하다’는 응답의 비중이 74%를 차지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많은 소비자가 언택트족으로 변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A 씨는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비대면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게 됐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고 과정이 간소하다는 점에서 대면 서비스보다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사회 전반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은 언택트 주요 가맹점의 매출이 작년에만 359억으로 2017년에 비해 5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배달 서비스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온라인 취미 클래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발길이 줄어든 한양대 음식 문화 카페 거리.

김창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언택트 문화가 코로나19 이후 다시 회귀하진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한 번 행태를 바꾸면 좀처럼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서 소비하는 문화에 발맞춰 무인점포나,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온, 오프라인수업이 병행되고 기업 또한 재택근무를 허용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재택근무와 온라인강의의 이용자가 늘면서 원격교육 플랫폼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수요가 급등했다. 또한 음성인식기술과 머신러닝이 결합해 동영상파일을 문서로 변환시켜주는 새로운 기술들이 떠오르고 있다.



‘콜 포비아(Call phobia, 전화공포증)는 전화에 불편함을 느끼고 메신저를 선호한다.

늘어나는 비대면, ‘택트 약자’가 등장한다

오히려 언택트족을 대면에 어려움을 겪는 ‘택트 약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간접적 의사소통에 익숙하기 때문에 회의나 모임과 같은 직접 마주하는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인기피 현상을 들 수 있다. 직접 소통하는 빈도수가 줄어듦과 동시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도를 덜어내기 위해 나타난다. 익명을 요청한 A씨는 “주로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레 사람 대하는 법을 까먹는 것 같다. 처음보는 사람을 맞이하면 이제는 긴장부터 하기 시작한다”며 언택트족이 된 이후의 부작용을 호소했다.

콜 포비아 또한 발생할 수 있다. 콜 포비아는 전화하는데 필요 이상의 긴장과 불편함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인터넷상에는 콜 포비아를 위한 전화 시나리오가 있을 만큼 많은 이가 겪고 있는 증상이다. 김창 교수는 “언택트 사회는 점차 강화되겠지만, 대면을 해야 하는 상황은 필수적으로 존재한다”며 이때 언택트족은 ‘택트 약자’가 될 것이다. 이를 대비해 미래에는 말하는 방법과 더불어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min503@hankyung.com

[사진=장준서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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