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각양각색의 동작으로 춤추는 사람과 힘차게 날아오른 새.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조각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가운데 안정감이 돋보이는 색 조합의 캔버스들이 묘한 균형을 이룬다. 상반된 감정을 품은 두 작품세계가 만나 ‘예술적 케미’를 자아내는 ‘블루스퀘어 특별기획 이성민·지젤박 초대전 <꿈을 날다>’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3층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파크에서 오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조각과 회화 작품 총 53점이 전시된다. 이성민은 불을 붓 삼아 철 덩어리에 드로잉하는 조각가다. 산소절단기로 철을 녹이고 이어 붙여 표현해 낸 그의 작품들은 분명 조각이지만 종이 위에 콩테로 그린 것처럼 거친 질감의 선으로 표현돼 있다. 새의 날개 짓, 역동적인 춤 동작, 하나쯤은 생략된 팔과 다리까지 그의 조각들은 찰나의 아름다움을 작가의 순간적 감정과 버무려 그려낸 크로키와 꼭 닮았다. 그가 철을 녹여 그려낸 다양한 동작들은 인생의 여러 곡절을 상징한다. 가죽장갑과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섭씨 1500도가 넘는 토치의 열기를 견뎌내며 작업하는 이 작가는 고된 창작 과정도 일종의 유희라고 말한다. “알 수 없는 것에 이끌려 작업을 이어갑니다. 그게 환영이나 환상이라면 무력감에 사로잡히겠지만, 제가 쏟는 에너지가 작업 행위를 거쳐 다시 저한테 들어오거든요.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요소가 어디쯤에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하죠.” 지젤박은 자연의 이상적인 모습을 추상화한 회화로 인간의 내면을 그리는 작가다. 그는 푸른 들판, 지평선을 물들인 붉은 노을 등 자연의 형상들을 단순화시켜 이상적인 색의 조합으로 화폭에 펼쳐내고 이로써 유토피아를 표현한다. 멀리서 보면 안정적인 수평구도에 담긴 자연풍경의 색으로만 보일지 몰라도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면 캔버스에 거칠고 촘촘하게 표현된 ‘결’이 보인다. 삶의 상처들이 만들어 낸 저마다의 결, 그 결을 색으로 메우고 채워 인생의 유토피아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프롬 어 디스턴스(From a Distance, 거리로부터)’에 번호만 바꿔 붙인 이름을 갖고 있다. 지젤박은 이를 ‘미적 거리’, ‘심적 거리’라고 표현한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제 작업도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거칠게 난 상처를 덧칠하고 또 덧칠하면서 치유하고 있죠.” 최근 뮤지컬, 도서, 식음료, 전시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블루스퀘어는 3층에 갤러리 아트파크를 개장해 풍성한 문화 콘텐츠를 상시 제공한다. 이번 이성민·지젤박 기획전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zinysoul@hankyung.com<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