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준 크레딧잡 대표 인터뷰[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최근 취준생 사이에서는 입사 전 마치 필수 과정처럼 ‘기업정보공유서비스’를 활용한다. 기업정보공유서비스를 활용하면 외부인은 알 수 없는 상세한 근무 환경부터 연봉정보까지 기업의 ‘속살’을 확인할 수 있다. 인재 채용을 위해 그럴싸하게 포장된 기업의 홍보 멘트를 듣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 취준생들은 기업이 ‘대외비’라며 꽁꽁 숨겨오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기업정보공유 서비스, 어떤 것이 있나?가장 먼저 인기를 끈 것은 ‘잡플래닛’이다. 회사에 재직 중 혹은 퇴사한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작성할 수 있다. 개인이 연봉 정보를 입력하고 이를 평균낸 연봉이 공개된다. 잡플래닛의 게시물 조회수는 지난 4월 기준 전년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인드’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소통하며 회사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사내 메일 계정으로 인증을 받아야만 가입이 가능하며, 재직 중인 회사와 업종별로 구분돼있다. 이곳에서는 ‘A회사 요즘 상황이 어떠냐’, ‘B회사로 이직하려는데 분위기가 괜찮냐’ 등 업계 관계자끼리 회사 정보를 공유한다. ‘크레딧잡’은 국민연금 납부액을 바탕으로 48만여개 회사의 연봉, 입·퇴사자 현황을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에서 공개를 꺼리는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다보니 크레딧잡은 지난해 기업들의 민원쇄도로 잠시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기업 정보에 무지한 취준생 위해 ‘크레딧잡’ 창업, 연봉부터 입사·퇴사자 정보 모두 오픈 크레딧잡을 창업한 조경준 대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중 취준생의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기업 정보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을 느끼고 기업정보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 기업의 국민연금 납부액으로 기업의 평균 연봉을 역산해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Q 크레딧잡 소개 부탁한다현재 48만개 기업의 연봉, 입퇴사자 현황 등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국내 3인 이상의 법인사업장에 대한 정보는 모두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민연금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용보험, 알리고, 금감원, 클린아이 등에서 공개한 정보를 더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회원가입이나 로그인없이 누구나 기업 정보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하루 2만 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으며, 월 평균 방문자숫자는 45만 명이다. Q 크레딧잡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신용평가 기업, 금융권 등에서 근무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찾고, 신용등급 등을 만드는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부동산경제학 박사과정도 이수했다. 그러다 2014년 말에 퇴사해 한성대에서 학생들에게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게 됐다. 그런데 학생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생각보다 입사하려는 기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전자공시서비스나 공공기관 알리오 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다. 취업준비생에게 기업 정보 공유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던 때 ‘국민연금공단 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을 알게 됐다. 해당 공모전에 ‘크레딧잡’ 서비스와 동일한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장려상을 수상했다. Q 수상 후 국민연금의 지원을 받아 창업을 하게 된 것인가아니다. 장려상 수상금으로 50만 원 정도 받았을 뿐이다.(웃음) 기업에서 공개하는 데이터가 점차 늘어나던 시기였고, 무엇보다 취업준비생에게 이러한 정보가 필요할 것이라 느꼈다. 사업성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기존에 기업 정보 공개는 회사들이 분기별로 사업보고서를 발표해 업데이트가 분기별로 진행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정보를 활용하면 월별로 업데이트 돼 금융회사나 법인의 리스크 관리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Q 사이트 내 연봉정보는 어떻게 산출되는 데이터인가 국민연금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고, 여기에 다른 사이트의 정보를 부가적으로 더한다. 국민연금이 모수가 가장 크기 때문에 메인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데이터에는 기업의 납부 인원, 납부액 등이 나오고 이를 역산해 연봉 등의 데이터를 산출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월수입이 434만원 이상부터는 납부액이 19만원으로 동일하다. 때문에 평균 연봉이 5000만 원 이상인 기업은 보정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금감원 등의 데이터를 추가로 더해 수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 평균 연봉이 5000만원 이상인 기업은 많지 않다. Q 크레딧잡의 데이터는 정규직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가사업장에 가입된 국민연금 납부자의 평균 데이터가 나온다. 파견, 도급직은 포함되지 않지만 계약직과 정규직은 포함된다. Q 크레딧잡의 정보 신뢰도를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신규 입사자 연봉은 100% 정확하다가 말할 수 없지만 85%까지는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균 데이터로 본다면 95%까지도 맞는다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거의 정확하다. Q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공개되다 보니 항간에서는 ‘입사자가 1명일 경우 개인의 정보가 공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해당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입사자, 퇴사자가 3인 이상인 경우에만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협의 중이다. Q 지난해 기업의 항의로 잠시 서비스를 중단했던 걸로 알고 있다국민연금 측에 기업의 항의가 많았다고 알고 있다. 국민연금에서는 정보 공개가 그 정도로 이슈가 될 줄 예상하지 못해 ‘민원응대 매뉴얼을 만들도록 3~4일 정도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잠시 서비스를 중단했던 거다. 이후 정리가 되었다고 연락이 와 서비스를 재개했다. 우리쪽으로 항의가 자주 와 전화선은 아예 뽑아 놓았다. 요즘도 주 3~4회 정도 항의 메일을 받는다. Q 기업에서는 연봉이나 퇴직자 숫자 등에 매우 민감하다. 해당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법적인 문제는 없나 전혀 없다. 국민연금에서도 데이터 공개 전 법률 자문을 3곳 이상에서 받았다. 개인 한 명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공개법 위반이 아니다. 사실 국민연금 측에서도 이 서비스를 시작할 때 내부적으로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고 한다. 우려하는 사람과 잘됐으면 하는 사람으로. 지난해부터는 기조가 바뀌어 대부분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Q 기업의 정보 공개가 확대되야 한다고 생각하나기업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크레딧잡의 직원이 9명인데, 우리는 서로의 연봉을 공개한다. 회사를 다녔을 때를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연봉을 아무리 비밀로 한다고 해도 대충은 서로 알고 있지 않나. 나보다 적게 받는다, 많이 받는다 정도는 말이다. 물론 거기서 오는 박탈감도 있지만 공유를 해서 자극이 되고 일을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회사에서 투명하게 수익을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다. 회사가 얼마를 벌었고, 직원들에게 얼마를 나눠주었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돼야한다. Q 취업준비생이 기업 정보를 확인할 때 유심히 봐야할 것은 무엇인가 고용성장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지난해에 비해 신규 채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꾸준히 사람을 채용하고 있는지 등이 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회사를 떠나는 퇴사자의 숫자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phn0905@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