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비행, 모두에게 자유롭거나 아무도 안 되거나"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의 대이란 제재 여파로 이라크와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근 국가들이 잇따라 이란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자, 이란 최고위층이 '역내 비행 전면 통제' 가능성을 거론하며 강력한 보복을 시사했다.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25일(현지시간) 엑스(X)에 "미국의 적대적 정책 실행에 동조하는 것은 이란 국민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주변국들의 항공 제재 동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모크베르 고문은 "이와 관련한 우리의 전략은 명확하다. 역내 비행은 모두에게 자유롭거나, 그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이란이 비행 및 공항 서비스 접근을 거부당한다면, 역내 어떤 국가도 이러한 가능성을 누리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국의 하늘길이 막힐 경우,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항로를 포함한 중동 지역 영공 통과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등 강경한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이 같은 경고는 최근 미국 재무부의 강도 높은 제재 압박으로 인접국들이 이란 항공사의 취항을 전면 금지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이란과 종교적·정치적으로 밀접한 이라크마저 제재에 동참하며 하늘길을 닫았다.
이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의 라민 카시프 아자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늘 오전 2시를 기해 이라크 나자프 공항 측으로부터 이란발 항공편에 대한 폐쇄 조치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는 이란인들이 자주 찾는 주요 목적지 중 하나다.
다만 공항 폐쇄 통보 이후인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이란 메라즈 항공 여객기 1편이 예외적으로 이륙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 에르빙과 술라이마니야 공항도 이란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이란 민간항공청(CAO)은 현재 이라크에 발이 묶인 자국민과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이라크인들의 귀환을 위해 관련 당국과 다각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라크 외에도 오만, UAE 등 다수의 역내 국가가 미국의 제재에 발맞춰 이란 항공편 입항을 통제하고 있다.
주변국의 이란 노선 취항 중단에 이어 이란의 영공 차단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중동 지역을 통과하는 글로벌 항공 여객 및 물류 운송 차질이 한층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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