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화기애애' 트럼프·시진핑 영상 게시…만찬장 시진핑 부부 보온병도 눈길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바이든 오토펜(autopen·자동 서명기)' 농담을 듣고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미중 정상이 백악관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하던 중 업무동 웨스트윙 주랑(柱廊·colonnade)의 '대통령 명예의 거리'(Presidential Walk of Fame)를 둘러보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곳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와 사진이 전시된 복도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새로 조성했다.
45대·47대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액자 두 개 사이는 46대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자리인데, 여기에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진 대신 오토펜 사진이 걸려 있다.
오토펜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인지력 저하 의혹을 부각하는 동시에 노골적으로 그를 조롱하고 비난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됐다.
백악관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이 사진을 바라보면서 "이게 그 오토펜입니다. 바이든이죠"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은 시 주석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팔을 가볍게 쳤다. 두 사람과 동행하는 수행원들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순간은 기술과 희토류를 둘러싼 양국의 긴장 속에 진행된 국빈 방문 기간 시진핑 주석이 보여준, 대체로 차분했던 대외적 태도와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고 짚었다.
공개 석상에서 대체로 절제된 태도를 보여온 시 주석이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는 '적수'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너털웃음을 터뜨린 모습은 소셜미디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미국의 집요한 압박 속에 미중 간 전략 경쟁이 한층 격화한 시기였다.
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싼 공방과 낸시 펠로시 당시 미 연방하원의장(민주당)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대만해협 갈등, 2023년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 주장) 사태 등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 이어졌고,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를 포함한 미국의 다층적 격자형 대(對)중국 견제와 첨단 반도체 등 기술 제한 등은 갈길 바쁜 중국을 옭아맸다.
'바이든 오토펜' 사진은 올해 3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이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영상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마주한 뒤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들어 보였고, 바로 옆 '바이든 오토펜' 사진 앞에서는 손가락으로 사진을 가리키며 폭소를 터뜨렸다.
백악관이 다카이치 총리가 웃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바이든 전 대통령 조롱의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고, 일본 야권 등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 자리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따로 보온병을 챙겨 간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앉은 주빈석에는 젠슨 황(엔비디아), 리사 수(AMD),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팀 쿡(애플) 등 최고경영자(CEO) 4인방이 함께 앉았는데, 테이블 사진 속에는 시 주석 부부 자리에만 검은색과 흰색 보온병이 놓여 있다.
이 사진이 엑스 등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자 몇몇 네티즌은 중국인들에게 따뜻한 물이나 차가 담긴 보온병을 들고 다니며 마시는 습관이 있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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