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유럽 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물 소비량을 등급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향후 7년 내 데이터센터 용량을 3배로 늘리고자 하는 EU가 이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대중의 불만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U의 새 규정에 따르면, EU의 에너지 효율 규정에 따라 보고 의무가 있는 설비 용량 500㎾ 이상의 데이터센터의 물, 에너지 사용량에 관한 정보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다.
EU는 기업들의 보고 자료를 바탕으로 가정용 가전제품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 효율 등급과 유사하게 데이터센터 역시 가장 효율적인 등급인 A(녹색)부터 가장 비효율적 등급인 G(빨간색)까지 색상으로 등급을 산정하게 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규정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유럽 전역에서 더 나은 정책 수립과 지속 가능한 디지털 자산·서비스 조달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U는 미국 빅테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자체 AI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2035년까지 EU 내 데이터센터 용량을 3배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테레사 리베라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데이터센터 용량을 3배로 늘린다고 해서 전력망과 수자원, 에너지 요금에 가해지는 부담까지 3배로 늘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전력이 소비되는 데이터센터 건설은 미국 전역에서 반발을 부르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정치 쟁점이 됐지만, AI 개발에 있어 미국에 크게 뒤진 유럽에서는 아직 이 문제가 미국만큼 부각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에서도 데이터센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2030년까지는 EU 전체 전력 수요의 3% 이상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디지털 전환이 실제로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응해야 한다"며 "데이터센터가 에너지와 자원을 얼마나 소비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데이터센터를 유럽 에너지 시스템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통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데이터센터의 등급 정보는 EU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공개되며, 첫 번째 등급은 내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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