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화서 선호·업무 맥락 선별해 다음 작업에 활용
오래되거나 틀린 기억은 갱신·삭제…개인정보 관리도 과제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발전하면서 과거 정보를 관리·활용하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의 선호나 과거 서비스 이용 맥락 등을 저장해 두고 다음 작업에 다시 활용하는 '에이전트 메모리'(Agent Memory)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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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에이전트에 왜 '기억'이 필요할까
기존의 일반적인 챗봇은 현재 대화의 맥락을 바탕으로 답변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장기간 업무를 수행하려면 현재 대화에 담긴 정보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 예약을 맡은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예산과 여행 날짜 등을 알고 있다면 이에 맞춰 항공편과 숙소를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이전 여행에서 아침 비행기와 복도 좌석을 선호했다는 정보까지 저장돼 있다면 다음 여행에서는 별도의 설명 없이 이를 반영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대화와 작업에서 얻은 정보 가운데 향후 활용할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활용하는 방식을 통상 '에이전트 메모리'라고 부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에이닷 4.0' 업데이트를 통해 개인화 메모리 기능을 적용했다. 이용자의 대화와 서비스 이용 맥락에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대화 기록은 이용자와 AI가 주고받은 전체 내용으로, 직전 대화 내역을 바탕으로 현재 요청에 대한 응답을 생성하는 데 활용된다.
반면 개인화 메모리는 대화 기록에서 사용자 정보나 선호 등 개인화에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 저장하고, 이후 요청에 대한 응답을 생성할 때 참조한다.
◇ 많이 기억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무엇을 기억할지' 관건
에이전트 메모리는 과거 대화 전체를 그대로 저장해 활용하는 것과는 다르다. 오래됐거나 잘못된 정보가 이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항공사 선호가 바뀌었다면 기존 정보를 수정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기억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저장하고 언제 갱신·삭제할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메모리 뱅크'(Memory Bank)도 모든 상호작용을 그대로 장기 메모리로 저장하기보다, 향후 활용 가치가 있는 정보를 선별해 저장하고 필요할 때 검색해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SK텔레콤도 최근 대화와 이용 맥락을 반영해 기존 메모리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갱신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는 개인화 메모리를 직접 확인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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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텍스트 엔지니어링과는 어떻게 다를까
에이전트 메모리는 최근 주목받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Context Engineering)과도 구분된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 AI가 특정 작업을 수행할 때 필요한 정보와 지시사항을 선별·구성해 제공하는 것이라면, 에이전트 메모리는 여러 작업과 세션에 걸쳐 다시 활용할 정보를 축적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쉽게 말해 컨텍스트가 '지금 이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알려줄 것인가'라면 메모리는 '다음에도 활용할 무엇을 기억해둘 것인가'에 가깝다.
오픈AI도 장시간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위한 'Agents API'를 공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에서는 이전 실행에서 얻은 교훈 등을 이후 작업에 활용하는 장기 메모리 관련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 AI의 '기억'도 관리 대상…개인정보·보안 과제
AI가 사용자의 선호나 업무 이력을 장기간 축적할수록 어떤 정보를 저장하고 누가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진다.
특히 기업용 에이전트라면 내부 문서와 업무 기록 등이 메모리에 축적될 수 있어 정보의 최신성과 출처, 접근 권한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더 오래, 더 자율적으로 일할수록 이 같은 메모리 관리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결국 에이전트 메모리는 AI에 사람과 같은 '기억력'을 부여하는 기술이라기보다, 과거의 정보를 현재의 판단과 행동에 연결할 수 있도록 저장·수정·검색·활용하는 시스템에 가깝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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