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완주 확답 안해…WEF 의장 내정설, 프랑스 대선출마설

ADVERTISEMENT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조기사임설이 끊이지 않는 크리스틴 라가르드(70)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027년에 물러날 것"이라면서도 내년 10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울지는 확답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18일(현지시간) 아일랜드 RTE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임기가 끝나는 10월에 떠나느냐는 질문에는 "지켜보자"고 했다.
그는 지난 12일 일간 우에스트프랑스에도 "2027년에 물러난다. 그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며 중도 퇴진에 여지를 두는 발언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해부터 클라우스 슈바프 전 의장의 성추문 등으로 위기를 맞은 세계경제포럼(WEF) 의장으로 자리를 옮길 거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에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이 더해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내년 1월 회고록 '레이디 퍼스트' 출간 일정을 공개하는가 하면 프랑스 정치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대선 출마설을 부채질했다.
그는 지난 12일 에프레빌앙리외뱅에서 열린 '사과축제'에서 노르망디 지역과 유럽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했다. 중도당 대표인 에르베 모랭 노르망디 지역의회 의장이 그를 축제에 초청했다. 모랭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으로 라가르드 당시 재무장관과 함께 내각에서 일했다.
라가르드는 사과축제에 왜 왔느냐는 우에스트프랑스 질문에 "어떤 직책 후보자가 아니라 친구이자 이웃, 노르망디인으로서 유럽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국내 정치에 복귀할지를 두고는 "곧 71살이다. 언제 그만둘지 알아야 하는 법"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럽 정가에서는 라가르드의 조기 퇴진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후임자를 두고 신경전이 시작됐다. 대선을 앞두고 고질적 재정 불안이 더 커지는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프랑스 정부는 ECB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를 자국이 가져간다는 조건을 달아 클라스 크놋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를 차기 ECB 총재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내년 대선에서 극우 마린 르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에 대비해 ECB 새판짜기를 서두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가르드 총재 조기사임설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차기 총재 선임에 관여한 뒤 퇴임한다는 시나리오에서 비롯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전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미 지난 6월 임기를 1년 6개월 남겨두고 사임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구상은 ECB 총재 등 유럽 관가 최고위직 인사를 프랑스와 함께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독일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독일은 ECB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를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통화정책에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유럽 최대 경제국이면서 1998년 ECB 설립 이래 총재를 한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이참에 슈나벨 이사나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중앙은행) 총재를 차기 ECB 총재로 내세워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그러나 독일 국방장관 출신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임기가 3년 넘게 남아 유럽 최고위직 두 자리를 독식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