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에 유가 100달러 재돌파…국고 3년물 4% 상회
채권시장 "국고 3년물 4.3% 상단…한은 선제 인상이 그나마 완충"

ADVERTISEMENT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지난 7월과 8월 한국은행의 연속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춤했던 국내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이란 갈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 등 대외 요인이 국내 금리를 밀어 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하면서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이 물가 상방 압력에 앞서 먼저 움직인 덕에 국내 금리가 미국만큼 가파르게 튀지는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8.4bp 상승한 4.014%에 장을 마쳤다. 2023년 11월 이후 약 3년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는 8.7bp 상승한 4.540%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주간으로는 국고채 3년물이 13bp, 10년물이 18bp 상승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렸던 3주 전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6.6bp와 6.3bp 하락했지만, 이후 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 고물가 압박에 거세지는 美 금리 인상 우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미·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며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유가 상승과 더불어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 우려를 자극했다. 특히 8월 근원 CPI는 전월비 0.3% 상승하며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장중 4.664%까지 올랐다.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5.004%까지 오르며 한때 5%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시간으로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이달 금리 인상 확률은 CPI 발표 이후 하루 만에 72.4%에서 87.3%로 15%포인트가량 뛰었다.
ADVERTISEMENT

◇ "유가가 유일한 변수…한은 선제 인상은 방파제"
채권업계는 국고채 금리 방향이 국내 통화정책보다 유가와 미국 금리에 좌우되는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최근 채권시장 화두는 오로지 유가"라며 "국고 3년 금리가 4.03% 수준에서 기술적 저항에 부딪히겠지만, 유가가 더 오르면 저항선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대응은 국내 시장의 방파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인상 카드를 미리 써둔 만큼 유가가 오르더라도 추가 긴축 기대가 곧바로 금리에 반영될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KB증권의 임재균 연구원은 "미·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고 유가는 다시 100달러를 상회했다"며 "한은이 6월 물가회의에서 유가는 단기 흐름이 아닌 펀더멘털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한 만큼, 단기 유가 상승에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유가발 물가 상승은 단기 충격이 아닌 추세로 인식될 수 있고,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재정 확대 기조도 겹친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상단을 4.3%로, 10년물 금리 상단을 4.75%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이는 현 수준에서 각각 약 30bp, 20bp의 상승 가능성을 의미한다.
하나증권 박준우 연구원은 "유가 급등에 다음 주 FOMC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며 "국고 3년 4.0%에서는 원래 매수 의견을 낼 계획이었지만, 이번 상승분 중 10~20bp가 유가 요인이어서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성장 요인을 다 반영한 게 아닌데 유가 때문에 상승한 상황"이라며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금리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과도한 금리 상승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왔다.
소시에테제네랄(SG) 성기용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은 미국 금리 급등과 외국인 수요 둔화 등을 반영한 것이지만, 현재 금리 레벨은 예상되는 최종 금리 수준을 웃돌고 있어 전술적 매수 기회"라며 "한은의 균형 잡힌 메시지와 우호적인 국내 수급 등이 채권시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