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200여명 모여 "철회하라"…구청장·지역구 의원 입장 막아
"공원 약속 뒤집고 의견 수렴 없이 발표" 반발…구청장 2시간여 현장 고립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정부의 8·13 주택 공급 대책에서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개발을 둘러싼 주민 설명회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강서구청은 11일 강서구 염경중학교 체육관에서 주민 설명회를 열고 해당 부지가 약 20년간 방치된 이유를 비롯해 임대주택 공급 방향과 교통대책, 염창동 기반시설 및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 방안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강서지구를 1천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발표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포함된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정부는 염창근린공원 내 장기간 방치된 훼손지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조성하고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설명회 시작 30분 전인 오후 6시 30분께부터 주민 200여명이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목에 앉아 "철회하라", "사과하라" 등을 외치며 진입을 막은 탓에 행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주민들은 오랜 기간 공원 조성을 기다려왔는데도 충분한 협의 없이 정부가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며 반발했다.
한 주민은 "1990년부터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그런데 인제 와서 주민들에게 묻지도 않고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하니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발은 진교훈 강서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에 도착하자 더욱 거세졌다.

오후 6시 50분께 학교에 도착한 진 구청장과 한 의원은 주민들에게 가로막혀 체육관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주민들과 10여분간 대치한 끝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한 의원은 곧바로 차를 타고 이동했지만, 진 구청장은 주민들이 차량을 에워싸면서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 16분께까지 2시간 넘게 차 안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진 구청장은 차에서 내려 주민들에게 공공주택지구 지정 과정에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진 구청장은 관리 주체인 서울시가 염창근린공원 훼손지를 복원하겠다는 계획과 시기를 명확히 약속한다면 공공주택 개발 계획을 철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염창동에 부족한 인프라를 확보하려면 재개발·재건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장기간 방치된 부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진 구청장은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염창동 훼손지 개발 추진'을 공약한 바 있다.
반면 주민들은 염창근린공원 부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강서보건소 부지 주택 공급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당초 계획대로 주민들과 협의해 녹지 조성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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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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