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종엔 '공장 증설 중단' 대응…연말 평가 후 가동률 높은 기업 허가
전기차 등 '대금 연체' 문제에 "납품 중소기업에 6개월 내 현금결제" 기준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자국 제조업체들의 저가 무질서 경쟁이 끊이지 않자 '원가 산정 기준'을 직접 따져보겠다며 단속 강도를 높였다.
악성 경쟁이 만연하다는 지적이 나온 배터리 업종에 대해선 신규 공장 착공 허가를 잠정 중단하고, 전기차 등 수익성이 떨어진 업계에서 일상화된 하청 중소업체 납품 대금 연체 문제에 대해서도 재차 방침을 제시하는 등 '내권식(內卷式·제살깎아먹기) 경쟁'에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1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최근 '중요 공업 제품의 저가 무질서 경쟁 비용 산정 관련 사항에 관한 통지'(이하 '통지')를 발표했다.
당국은 통지에서 "저가 무질서 경쟁 문제가 두드러진 중요 공업 제품 생산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며 "저가 무질서 경쟁 혐의가 있는 경영자에게 경고를 주고 필요하면 비용 조사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또 원가 산정 방식과 산정 기준, 산정 요건 등을 명확히 하고,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법규를 준수하면서 가격 행위를 규범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통지는 설명했다.
통지는 원가 산정이 원칙적으로 생산에 쓰이는 개별 원가를 기준으로 해야 하고, 개별 원가를 산정할 수 없다면 업계 평균 원가를 참고해 정하도록 했다.
업계 평균 비용은 업종별 협회가 국가발전개혁위와 시장감독관리총국, 주관 정부 부처의 지도하에 추산·확정한다.
중국 정부가 기업의 제조 원가 산정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고질적인 '내권식 경쟁' 현상 때문이다.
당국의 지원 속에 산업별 규모는 커졌으나 기업들의 과잉 공급과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저가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경쟁은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전략 육성된 '새로운 세 가지 상품'(新三樣·신삼양)뿐만 아니라 배달·쇼핑 등 온라인 플랫폼과 서비스업에까지 만연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2024년 들어 과잉 생산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다양한 대책을 내놨고, 기업 대표들을 불러 경고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정책적으로 제시하기도 했으나 악성 경쟁은 사라지지 않았다.
배터리 업계에 대해선 신규 공장 허가 중단을 대책으로 내놨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작년 말 중국 내 동력 배터리와 저장용 배터리의 생산 능력 및 이용률 실태 조사를 시작했고, 올해 5월 중순부터 국내 동력·저장용 배터리 신규 공장 건설을 잠정 유예하기 시작했다.
차이신은 올해 말 평가 결과에 따라 생산 능력 가동률이 높은 기업이 신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승인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올해 6월 쓰촨성 리튬 배터리 산업과 관련한 회의에서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디(BYD), 궈쉬안(Gotion), 중촹신항(CALB), 이웨이(EVE), 신왕다(Sunwoda) 등 자국의 6대 핵심 배터리업체 주도로 향후 3년 동안 집약적·효율적인 발전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가격 전쟁'으로 납품 중소기업에 줘야 할 대금을 제때 주지 않는 제조업체들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전기차 등 경쟁이 극심한 업종에서는 완성차업체가 부품을 납품받고도 대금 지급을 수개월 내지 1년 이상 미뤄 하청업체와 딜러까지 연쇄 자금난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무원 판공청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대금 회수 곤란 문제 단속 업무 강화에 관한 통지'에서 "대기업, 특히 선도 기업이 화물·공사·서비스 납품일로부터 60일 안에 현금으로 중소기업에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선도적으로 발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xing@yna.co.kr
(끝)
ADVERTISEMEN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