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보도…소식통들 "트럼프 관세 비판 과거 발언 때문에 교체"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수석 경제학자를 내정해 발표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그가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막판에 지명을 취소하고 다른 인물로 교체하는 일이 있었다고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IMF가 지난 7월 영국 런던정경대(LSE)의 히카르두 헤이스 교수를 경제 고문 겸 조사국장으로 내정하고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취소했고, 이후 실바나 텐레이로 전 잉글랜드은행(BOE) 통화정책위원을 임명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과거 헤이스 교수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 갑작스러운 지명 번복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4월 트럼프 행정부가 '해방의 날'을 선포하면서 대대적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자 헤이스 교수는 이 같은 관세가 미국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려 새로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그는 자국 싱크탱크의 팟캐스트에도 나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수입 물가를 즉각 끌어올려 미국 내 생산이 더 비싸지고, 비효율적으로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IMF의 수석 경제 고문은 100명 이상의 이코노미스트로 구성된 팀을 이끌면서 정책 의제 설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헤이스 교수가 갑작스럽게 낙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인사들은 이 자리가 트럼프 행정부에 연계된 경제학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경제학계에서 헤이스 교수만큼 명망 있는 텐레이로 전 위원이 임명되면서 이런 불안은 누그러졌다고 FT는 전했다.
그렇지만 헤이스 교수의 낙마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비판하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최근 겪는 어려움을 상기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IMF 수석 경제 고문 자리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결정한다. 하지만 미국은 IMF의 최대 주주로서 이 기구에 강력한 비공식 영향력을 행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우호적이라고 여기는 의견을 내놓는 경제 전문가들에 공공연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때로는 해직 요구 등 노골적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에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예측을 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해고하라고 요구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올해 초 미국의 관세 비용 대부분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한 보고서와 관련해 뉴욕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이 징계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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