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보조금 연장 깜짝 발표…"정책 잘못되면 총리 책임론 대두할 수도"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물가 대책을 직접 홍보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 발표를 앞서가거나 여당인 자민당 내 신중론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지적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물가 상승 대책의 효과를 반복해서 장문으로 호소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을 억제하기 위한 보조금 연장도 엑스로 발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5일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ℓ당 170엔 정도로 억제하는 보조금 지급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휘발유 보조금은 작년 말 '가솔린세 구(舊) 잠정세율' 폐지와 함께 종료됐다가 중동 정세로 인해 지난 3월 부활했다.
보조금 연장 조처 발표는 일부만 알고 있었던 일정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엑스를 통해 먼저 밝히자 에너지 정책을 관할하는 경제산업성에서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4일 엑스를 통해 5회에 걸쳐 휘발유 가격 억제 대책 등에 대한 주장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는 "물가 상승 대책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실현하는 것을 우선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나의 인식과는 다르다"고 썼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이나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등에 대해서도 장문의 글로 직접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글을 통해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과 가장 높은 실질 임금 상승률을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물가 상승 대책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닛케이에 "정부가 하는 일이 전달되지 않고 있다.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이 같은 발표 방식이 대중의 인기를 얻는 데는 유리할 수 있으나, 여당과는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짚었다.
휘발유 보조금의 경우는 근본적인 물가 안정이 아니라 임시 대책에 불과해 자민당 내부에서는 전부터 지원 규모를 줄이거나 종료해야 한다는 축소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민당 간부는 닛케이에 "휘발유 보조가 무기한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 지도부도 공개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휘발유 보조금에 대해 "계속될 경우 수준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성이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고,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조회장도 "아예 재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닛케이는 자민당의 정책 결정 방식은 통상 당내에서 결정해 올라가는 상향식 구조인데, 휘발유 보조금처럼 총리가 여당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 정책상 실수가 생길 경우 총리 책임론이 대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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