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에 경쟁력 밀리고 코로나19 직격탄…승객 6년 만에 52% 감소
2018년 이후 터미널 40여개 폐업…서울 남부터미널도 폐업 의향
국토부, 시행령 개정해 필수노선 지정 방침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시외·고속버스 노선과 승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매년 여러 개의 버스 터미널도 문을 닫고 있다.
31일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외·고속버스 노선 수는 3천203개로 10년 전의 4천584개에서 1천381개(30.1%) 감소했다.
노선 수가 20년 전만 해도 5천개가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4천개 가까이 줄었다. 노선 수는 2010년 4천584개, 2015년 3천625개, 2020년 3천203개 등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시외·고속버스는 고속철도에 밀려 이용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철도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 사이에 "교통의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KTX가 운행을 시작하고 SRT도 개통하면서 급격한 철도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고 버스업계에서는 말한다.
시외·고속버스 이용자는 2005년 2억8천337만명에서 지난해 1억1천839만명으로 20년 만에 5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버스 대수는 9천582대에서 5천961대로 37.8% 줄었다.
시외·고속버스 이용객은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시외·고속버스 이용객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2억4천627만명) 대비 51.9% 감소한 수준이다. 승객 수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감소했다.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버스 회사가 노선을 감축했고 버스와 기사도 줄였는데 이를 다시 늘리기 어려웠다"면서 "철도나 자가용으로 떠난 승객을 다시 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국 버스터미널의 폐업과 노선 축소는 가속화하고 있다.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수요 감소와 경영 악화로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민영 버스터미널 44곳이 사업을 포기해 폐업하거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밖에도 이달 초에도 대전 서남부터미널이 폐업을 신청했으며 전남 곡성군 옥가터미널과 경북 울진군 울진터미널도 폐업할 방침이다.
터미널사업자협회 관계자는 "특·광역시 대형 터미널도 수요 감소와 누적 적자로 경영이 악화해 대전 서남부터미널 외에 서울 남부터미널도 폐업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KTX가 SRT와 9월 1일 통합하면서 SRT 수준에 맞춰 요금을 10% 내리는 것도 버스업계에서는 우려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시외·고속버스는 경영난 심화로 10월부터 요금이 9% 인상된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버스가 속도에서는 못 이기니 요금이 경쟁력이었다"면서 "(요금 개편으로) 우등버스는 그나마 KTX와 요금 차이가 조금 나겠지만 프리미엄 버스는 가격 차이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시외·고속버스 필수노선을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민의 광역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성이 높은 노선을 필수노선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스업계에서는 또 고속도로 전용차로 확대와 통행료 감면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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