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압류 피하기 위해 재정 부담 견디며 우회로 선택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아일랜드 서해안에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러시아의 '그림자 함대'가 출몰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일랜드 해군은 자국 해안을 지나는 그림자 함대 수가 올해 들어 382척으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집계된 수치인 132척을 훌쩍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3월 이후 확인된 것만 303차례에 달했다.
더타임스는 아일랜드 해역의 그림자 함대가 출몰 횟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영국과 프랑스에 적발돼 제재 대상에 올라가 있는 원유가 압류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회로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6월 원유 70만배럴을 실은 그림자 함대 유조선 '스미르토스'가 영국 해협을 지나다 영국 해병대에 적발돼 나포된 바 있다.
영국 해군도 스미르토스호 적발 이후 자국 해역에서 제재 대상 선박을 추적하는 작전 횟수를 늘리고 있다.
영국해협은 러시아 원유를 운반하기 위한 가장 빠른 경로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아일랜드로 우회 항로를 택한다면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윈 젠킨스 영국 해군사령관은 스미르토스호 나포 작전 성공 이후 "러시아 그림자 함대 선박들이 항로를 변경할 수밖에 없어 비용과 시간 부담이 늘고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한 러시아의 자금줄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크 멜릿 전 아일랜드 국방군 참모총장은 "영국이나 프랑스 당국에 나포돼 원유를 빼앗길 경우 발생할 재정적 손실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수송 경로를 변경할 수가 없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자금 조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그림자 함대가 수심이 비교적 얕은 아일랜드해역을 지나면서 해저케이블 손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림자 함대 소속 선박들은 이미 발트해 등에서 해저케이블 절단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가 해저케이블 위치를 파악해 파괴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지만 현재까지는 아일랜드해역의 해저케이블이 손상되지는 않았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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