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격에 화재…피해 규모 약 124억원어치 추산
글로벌스피리츠 소유주는 '우크라군 지원' 러 수배명단에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최대 보드카 공장 중 한 곳을 공습해 큰 피해가 났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NV,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주류기업 글로벌스피리츠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03년 세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의 호르티차 증류소가 전날 최소 네차례 공격당하며 3시간 넘게 화재가 이어졌다.
공장 설비는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으며, 이미 세금을 납부해둔 주류 300만∼400만병이 불에 타거나 녹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품목당 평균 가격이 2.25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900만달러(약 124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7월 19일에도 러시아가 쏜 미사일에 글로벌스피리츠의 주요 창고가 모두 파괴돼 제품 배송이 불가능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손실액은 220만달러(약 3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이 증류소에서는 호르티차, 모로샤, 페르바크 등 다양한 유명 브랜드의 보드카를 생산한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글로벌스피리츠는 자포리자 쪽 증류소 생산량의 절반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시설로 이전했다고 한다.
이 기업 소유주이자 우크라이나의 손꼽히는 갑부 중 하나인 예우헨 체르냐크는 우크라이나군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의 수배 명단에 올라 있다. 지난 5월에는 러시아 법원 궐석재판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6월에는 러시아 당국이 글로벌스피리츠의 러시아 내 자산을 경매를 통해 강제처분하는 국유화 절차에 돌입했다.
한때 체르냐크는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 쪽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러시아에 세금을 납부했다는 혐의로 우크라이나 당국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에 체르냐크는 자사 제품의 러시아 수출 및 유통을 중단했다고 해명했었다.
글로벌스피리츠는 지난달 러시아의 공습 후 성명을 내고 "전쟁 기간 창고, 사무실, 생산시설에 수차례 공격을 당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지키고, 세금을 내고, 우크라이나 경제를 지원하는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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