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부대 운용 소프트웨어 실전 위력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드론 운용 소프트웨어인 델타(DELTA)가 러시아를 상대로 실전에서 위력을 입증하면서 미군 지도부도 주목하는 기술로 떠올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델타는 드론 영상·무선 감청 자료·위성 이미지 등 전장의 다양한 정보를 하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고 24시간 내내 비행하는 정찰·공격 드론에 표적을 할당하는 소프트웨어다.
드론 부대의 판단과 실행을 처리하는 '신경계'와 비슷하다는 게 NYT 설명이다.
지난해 여름 도입된 델타는 우크라이나군 지휘소 모습을 크게 바꿔놨다.
NYT는 최근 방문한 우크라이나군 제1독립강습연대 지휘소가 있는 지하벙커가 항공 교통 관제 센터와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에는 드론 생중계 영상들이 떠 있고 각각의 화면은 녹색(러시아 장비), 파란색(우크라이나군), 주황색(적군·아군 식별 불가)으로 표시됐다.
화면 사이에서 러시아 병사임을 알리는 빨간색 화면이 번쩍이자 장교들은 러시아 병사들의 좌표를 바로 컴퓨터에 입력했다.
이후 곧바로 디지털 전장 지도에 마름모꼴 표식이 표시됐으며 주변의 모든 부대가 이를 확인, 몇 분만에 공격 드론 3대가 이륙해 목표물을 향해 접근했다.
첫번째 드론 공격은 실패했지만 다른 부대의 드론팀이 출동했고 결국 공격은 성공했다.
이처럼 델타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사실상 움직이는 모든 것을 몇 초만에 탐지하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과거 우크라이나군은 전장에 나가 있는 부대가 적의 위치를 보고한 순간부터 첫 포격까지 최소 20분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델타를 활용해 드론 공격을 펼치면 목표물 발견부터 타격까지 3분∼5분만에 가능하다.

델타 개발의 역사는 약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세력과 싸우던 자원병 사이에서 드론이 수집한 데이터가 너무 느리게 전달된다는 지적이 나왔고, 우크라이나군 군사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국방 비정부기구(NGO) 에어로로즈비드카 전장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 시초다.
델타는 수년간 우크라이나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22년 러시아 침공 초반 키이우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적군의 진격 상황을 파악해 알리면서 그 능력을 제대로 알렸다.
실전에서 뛰어난 성능을 입증한 델타는 우크라이나군의 자랑이자 서방이 부러워하는 대상이 됐다.
댄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은 지난 5월 상원 청문회에서 델타는 모든 드론, 센서, 공격 플랫폼을 단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한다며 미국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고 칭송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해 에스토니아에서 실시된 대규모 군사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나토군을 초토화하는 것을 보고 그 격차를 실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속 카테리나 본다르 선임 연구원은 최근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델타와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지만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킬 체인'(적진 표적을 선제적으로 탐지해 타격하는 체계)이 빠를수록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ki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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