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심화, 정치적 균열 확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국민소득에서 기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대로 커졌지만, 근로자들 몫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작아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데이터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BEA 자료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세전 이익은 연율로 환산해 4조8천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국민소득의 18%로, 사상 최대 비중이다.
이에 비해 임금 등 근로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JP모건의 아비엘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지표로 보더라도 국민소득에서 근로자 몫은 점점 줄고 있다"며 "줄어든 몫이 어디론가 갔을 텐데, 상당 부분이 기업 이윤으로 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들의 호실적은 미국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대형 기술기업들이 큰 이익을 거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벌이면서 유가가 오르자 석유 대기업들의 수익도 늘었다. 이는 주가 상승과 배당금 증가로 이어져 퇴직연금 계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FT는 이런 기업 호황이 미국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수익은 주로 투자 소득으로 생활하는 부유층에게 돌아가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급여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앞지르면서 7월 실질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대비 0.2% 하락했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 그라운드워크 콜래보레이티브의 정책 담당 부사장 엘리자베스 판코티는 "상위 계층의 소득 증가 속도는 하위 계층을 훨씬 빨리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완전히 분리된 두 가지 경제를 목격하고 있다. 하나는 투자와 불로소득으로 주된 소득을 얻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매일 출근해 노동하는 일반 근로자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극명한 대조는 정치적 균열로 번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과 부유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대대적 감세 정책을 단행하는 한편, 푸드 스탬프와 같은 서민 복지 프로그램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유권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더 포퓰리즘적인 수사를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은 민주당 경선에서 온건파를 밀어내고 있다. 뉴욕에서는 조란 맘다니가 "기업의 탐욕"을 맹렬히 공격하며 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JD 밴스 부통령도 최근 연설에서 기업 의사결정에 노동자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며 포퓰리즘적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보성향 공공정책 싱크탱크 정책연구소(IPS)의 사라 앤더슨은 "기업 부의 분배 불균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해졌고 사람들은 이를 바꾸기 위한 조치를 원하고 있다"면서 "지금 심각한 반발이 시작되는 걸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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