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연구팀 "농경지·초지 전환이 주원인…더 푸르게 보여도 생태계는 단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중국 전역 2천344개 현을 대상으로 한 태양광 발전 확대와 조류 다양성 관계 분석에서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이 강할수록 조류 다양성이 낮아지는 등 생물다양성 보전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ADVERTISEMENT

중국 난징정보과학기술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21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2014~2023년 중국 2천344개 현의 조류 관찰 자료와 태양광 발전 정책, 토지 이용 및 환경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태양광 발전을 적극 확대한 지역일수록 조류 다양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태양광 발전이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수단이더라도 규모만 늘리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음을 보여준다며 자연환경 특성에 맞는 장소에 설치하고, 설치 후 생태계가 제대로 유지되는지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후변화 완화 필요성에 따라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태양광 발전이 있다. 이런 전환은 탄소 배출 축소에 필수적이지만 토지 이용에 큰 변화를 초래해 생물다양성 보전과 잠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지역이 중국이며, 중국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태양광 발전 규모가 대대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2060년에는 태양광 발전이 전체 에너지 구성에서 약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중국의 태양광 발전 시설 면적은 약 4천520㎢(2024년)로 추정된다며 이런 태양광 발전 확대는 발전 시설이 조류 개체군 감소를 가속하는지 아니면 생태계의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 논쟁적 질문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2014~2023년 중국 2천344개 현을 대상으로 10년간의 자료를 모아 분석했다. 각 지역의 조류 관찰 자료에 태양광 발전 관련 정책 자료, 기온·풍속·인구밀도·토지 이용 등 환경·사회경제 자료를 결합했다.
각급 정부가 발표한 정책문서를 바탕으로 태양광 발전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확대하도록 정책을 추진했는지는 점수화하고, 조류 다양성은 새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하고 각 종류가 얼마나 고르게 분포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이용해 평가했다.
그런 다음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이 강한 지역일수록 조류 다양성이 실제로 낮아지는지를 다른 환경적·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고려해 분석했다.
ADVERTISEMENT

그 결과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이 강할수록 지역의 조류 다양성이 낮아지는 관계가 여러 분석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의 강도가 평균적 수준에서 1표준편차 높아질 때 조류 다양성 지수는 2.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향은 경제적으로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과 사막이 아닌 지역에서 더 컸다.
조류의 특성별로는 중국 고유종보다 비고유종에서 영향이 뚜렷했고, 이동성 조류와 텃새 모두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식물에 둥지를 트는 조류와 육식·잡식성 조류에서 감소가 뚜렷했다.
조류 다양성 감소의 주요 경로로는 토지 이용 변화와 식생 변화가 제시됐다.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이 강할수록 식생의 상태를 보여주는 정규식생지수(NDVI)는 낮아졌지만, 잎이 얼마나 넓게 덮여 있는지를 나타내는 엽면적지수(LAI)는 오히려 높아졌다.
연구팀은 태양광 패널 아래의 식생이 빽빽해지면서 겉으로는 더 푸르게 보일 수 있지만, 다양한 식생이 단순하고 비슷한 식생으로 바뀌면서 새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식 환경은 오히려 빈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현상을 '열등한 녹화'(inferior greening)라고 이름 붙이고, 땅이 더 푸르게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생태계가 좋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결과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태양광 발전 확대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더 중요한 것은 태양광 발전 시설을 어디에 어떻게 설치할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생물다양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출처: Science, Huiming Zhang et al., 'China's solar expansion policy reduces bird diversity', https://doi.org/10.1126/science.aee0747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