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국경 강화 재정 지원 등 제안…"유럽, 국경안보 시험대 통과" 자평도
스페인 내무 "난입한 이민자 7만 2천명…7만명은 이미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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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파리=연합뉴스) 현윤경 송진원 특파원 =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인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월경 사태로 이주민 유입에 비상이 걸린 유럽연합(EU)이 4일(현지시간) 긴급 내무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마그누스 브루너 EU 이민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우타 지역의 외부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긴급 재정 지원을 포함한 지원책을 스페인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불과 24시간 내에 수만 명의 이주민이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집단으로 넘어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세우타로 진입했던 이들 대부분이 당일 모로코로 자발적으로 돌아갔고, 이들 가운데 유럽 본토에 도달한 사람도 전혀 없어 상황이 비교적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단시간 내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월경 사례에 유럽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브루너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우타 사태는 범죄 밀입국 조직과 소셜미디어에 퍼진 허위 정보로 촉발됐다면서, 스페인이 최근 단행한 중남미 출신 미등록 이주민들에 대한 대규모 합법화 조치와 이번 일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불법 체류자에게 합법적 체류 자격을 대거 부여하는 스페인의 정책이 나머지 EU 회원국들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탈리아와 덴마크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은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정부의 이민자 포용 정책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스페인에서 다른 유럽 국가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에 대해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스페인의 반발을 부른 바 있다.
브루너 집행위원은 이번 사태를 둘러싼 이같은 내홍을 의식한 듯 "지난 며칠은 유럽의 회복력과 외부 국경의 안보를 가늠하는 시험대였다"면서 "내 생각에는 유럽이 이 시험을 확실히 통과했다"는 자평도 내놨다.
이날 회상 회의에서는 유럽 내 국경 검문 강화, EU 국경관리 기구인 프론텍스 역할 확대 등 세우타 사태로 촉발된 이주민 위기를 풀기 위한 유럽의 공동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페르난도 그란데-마를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이날 회의 후 언론 브리핑에서 모든 국가가 "건설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스페인의 신속한 대응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세우타에 넘어온 이민자 수가 애초 알려진 약 6만명보다 많은 7만2천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7만명이 모로코로 돌아갔다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현재 세우타에 남아 있는 이민자들의 체류 자격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으며, 스페인에 머물 권리가 없는 사람들은 모로코로 전부 송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란데-마를라스카 장관은 이번 사태로 인해 EU의 솅겐 지역이 "어떤 식으로든 위협받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2차 이동은 없었으며, 그럴 가능성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상황과 관련해 AP통신은 세우타 당국을 인용해 현재 약 860명의 미성년자가 모로코에 돌아가지 않고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법상 망명 신청이 거부된 성인 이민자는 추방 절차를 밟게 되지만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는 스페인 당국이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세우타 자치정부는 이날 넘쳐나는 미성년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창고 두 곳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 시설들만으로는 모든 아동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경우 본토의 이민자 센터로 이송될 가능성이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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