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땅 난입한 6만명 중 대부분 모로코로 돌아가
"더 나은 미래 생각했으나 예상 밖 상황"…"감옥 같았다"
일부는 유럽행 고수…"차라리 여기서 죽는 게 낫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지난달 말 국경을 넘어 북아프리카 스페인 땅 세우타에 도착한 불법 이민자들이 녹록지 않은 현지 상황에 좌절해 발길을 돌리고 있다.
모로코 국경 마을인 프니데크와 스페인 영토 세우타에서 로이터 통신이 접촉한 이민자들은 배고픔과 극심한 피로, 그리고 현지 주민들의 적대감 때문에 유럽에서의 새 삶에 대한 희망이 꺾였다고 말했다.
당초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과 친구들의 메시지를 보고 국경을 뚫고 세우타에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움직였다고 한다. 그러나 세우타에 도착한 뒤에는 스페인 본토로 갈 방법이 전혀 없다는 현실과 마주했다고 말했다.
수천 명이 국경을 넘는 영상을 보고 직장을 그만두고 온 모로코 페스 출신의 제빵사 브라힘은 1일(현지시간) "우리는 그곳에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세우타에서 겪은 상황은 예상 밖이었다"고 말했다.
브라힘은 사흘 동안 물로만 버텼고, 스페인 측의 비싼 음식값은 감당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브라힘은 "참치 샌드위치 하나를 어떻게 100디르함(약 10.75달러)에 팔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모로코 탕헤르 메드 항구의 한 노동자는 "세우타는 감옥 같았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모든 곳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일부 이주민은 세우타 내 모로코계 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엘 프린시페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을 공격하거나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이곳에서 폭행당하고 쫓겨났다고 주장하는 웨이터 출신 야신 이추는 "그들은 우리가 스스로 세우타를 떠나도록 압박하기 위해 상점 문을 닫는 식으로 봉쇄 조처를 했고 그 계획은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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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당국에 따르면 전날까지 세우타에 불법 입국한 약 6만명의 모로코 이주민은 현재 대부분 자국으로 돌아갔다.
대규모 난입 사태로 혼돈 상태에 빠졌던 세우타는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세우타 시내에서 부모가 카페를 운영하는 마리나 카스타뇨는 "어쨌든 일상을 되찾아야 하기에 우리가 먼저 가게 문을 열기로 결정했지만,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도시 외곽 상황이 여전히 긴박하다고 전했다.
이주민 수용 시설의 한 구호 활동가는 시설이 이미 포화 상태라 더 이상 사람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며 여전히 수천명의 불법 이민자가 세우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 가게 문을 열지 못한 철물점 주인 티토는 갑작스러운 대규모 인파의 난입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압도되는 기분이면서 동시에 무력감도 느낀다"며 "저 젊은이들은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다. 협상 카드처럼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민자들과 함께 트럭을 타고 국경 근처까지 넘어와 4시간 동안 바다를 헤엄쳐 세우타에 왔다는 수단 출신의 모하메드 아흐메드는 경찰이 이주민 수용 시설로 가는 도로를 막고 있지만 스페인에 남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여기서 시도하다 죽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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