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육아휴직자 등 "또 반강제적 퇴사 압박" 주장
사측 "사업구조 재편 따른 전환배치…모성보호 대상자 불이익 사실 아냐"
MBK "인위적 감원 아닌 조직 체질 개선…주주단도 전폭 지지"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PEF)의 인수기업 경영 효율화에 대한 논란이 커진 가운데,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인수한 오스템임플란트에서도 인력 관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로서 홈플러스 사태에 책임이 있는 MBK가 또 다른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논란이 제기되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임신부와 육아휴직 복귀자 등이 조직개편 과정에서 기존 직무에서 배제되거나 대기 발령성 조치를 받고 있다는 일부 직원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오스템임플란트와 MBK파트너스는 임신부와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인위적인 감원이 아니라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직무 전환과 역량 강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존 업무를 없애거나 직무를 해제한 뒤 새 직무를 직접 찾도록 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측은 다수의 직원에 대해 새 업무를 찾을 때까지 대기발령성 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들은 사측이 지난해 직원의 20%를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다시 인력 효율화를 명목으로 사실상 반강제적 퇴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신부인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5월 기존 담당 업무에서 빠진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후 명확한 지시 없이 대기 상태가 됐다"며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고 다른 직무 배치를 요청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배치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6개월간 육아휴직을 마치고 지난 5월 복귀한 B씨는 "복직 이후 직무해제를 받고 태스크포스(TF)팀에서 교육만 받고 있다"며 "직무재배치 교육이라고 하지만 생산 현장 지원이나 동영상 교육, 시험 위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B씨는 기존 해외 업무 조직 개편 과정에서 육아휴직을 권유받았고, 복직 의사를 밝히자 TF 발령 방침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7년째 재직 중인 C씨도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지 8개월 만에 직무해제 및 대기발령 통보를 받았다"며 "현재 경쟁력강화 TF 소속으로 생산공장에서 단순 포장 업무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복귀 이후 한 달 동안 업무를 받지 못한 D씨는 "회사가 인수된 후 상여금도 없어지고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보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저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아니냐'는 자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과 조직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일부 사업 부문의 역량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기획, IT, 물류, 영업 등 전사 핵심 직무로의 전환 배치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직원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수렴하며 원활한 직무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며 "임산부와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모성보호 대상자에 대한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인사 및 직무 전환 과정에서 어떠한 차별적 조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임직원 수 감소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경영 효율화 차원의 적정 인원 유지를 위해 신규 채용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 퇴사 등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인력 재배치는 과거 누적된 경영 비효율을 개선하고 조직 체질을 바꾸기 위해 현 경영진이 고심 끝에 내린 판단이며, 주주들은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위적인 감원이 아니라 적재적소의 전환 배치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며 "임신부 등 모성보호 대상자에 대한 불이익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현 경영진이 모든 인사 과정을 적법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1위 치과용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2023년 MBK·UCK 컨소시엄이 약 2조5천억원을 들여 지분 96.1%를 확보했다.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800억원으로 전년 1천6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4년 결산 배당으로 지난해 1천1억원, 올해 3월에는 392억원을 지급해 인수 전인 2021년(86억원), 2022년(32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IB 업계에서는 인력 효율화 명분의 이번 논란이 실적 악화와 인수금융 재무 약정 관리 부담 속에서 비용을 줄이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약정 기준을 맞추기 위한 비용 절감 압박이 커졌고, 그 부담이 무리한 인력 효율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기업의 사업 구조 재편과 비용 효율화는 통상적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전략이지만, 무리한 구조조정은 기업의 장기 경쟁력과 고용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이정환 교수는 "사모펀드 자체를 문제로 볼 건 없지만, 인수금융에 수익성 목표가 맞물리면 비용 효율화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인력과 수익성 관리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 고용 안정성과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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