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연구팀 "병변성 강박장애 분석, 핵심 허브 확인…표적치료 검증 중"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손을 반복해서 씻거나 샤워를 하고, 가스레인지를 껐는지 또는 현관문을 잠갔는지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과 같은 강박장애(OCD)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뇌회로가 처음 규명됐다.

포르투갈 샹팔리모 재단 곤살루 코토비우 박사 연구팀은 8일 국제 학술지 생물 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에서 병변성 강박장애 사례를 분석, 강박장애와 인과적으로 연결된 뇌회로를 규명하고, 이 회로가 일반적인 강박장애 환자에게도 공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강박장애는 일상생활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신경정신질환이라며 이 연구 결과는 향후 맞춤형 치료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강박장애는 특정 행동에 얽매이는 것과 함께 심한 경우 이런 행동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돼 정상적인 생활과 의미 있는 인간관계 형성,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어려워질 정도로 일상생활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강박장애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rTMS) 등이 사용된다.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은 머리의 특정 부위에 반복적인 자기장을 가해 표적 뇌 영역의 신경 활동을 조절하는 비침습적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하지만 지금까지는 자극하는 뇌 부위가 실제 강박장애 증상의 원인과 직접 연결된 영역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증상과 뇌활동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지만, 비정상적 뇌활동이 증상의 원인인지 아니면 증상 때문에 나타난 결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기 위해 뇌졸중이나 뇌종양 등 특정 뇌 병변이 생긴 뒤 강박장애가 발생한 '병변성 강박장애' 사례에 주목했다. 강박 증상이 없던 사람이 특정 뇌 손상 이후 강박장애가 생겼다면 해당 병변이 질환 발생과 인과적으로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존 논문에 보고된 병변성 강박장애 환자 40명의 뇌 병변 영상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병변의 위치는 뇌졸중과 뇌종양에 따라 달랐고, 같은 종류의 병변도 뇌 전체에 널리 분포해 있어 하나의 공통된 뇌 부위로 모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어 병변들이 연결된 신경회로가 공통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건강한 성인 1천명의 fMRI 자료로 구축한 기능적 뇌 연결망(인간 커넥톰)을 이용해 각 병변의 기능적 연결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양쪽 안와전두피질(OFC)과 양쪽 기저핵(basal ganglia) 등 네 개 뇌 영역이 강박장애와 관련된 핵심 허브로 밝혀졌다.
이들 핵심 허브는 모두 강박장애를 유발한 병변과 기능적 연결성을 보였고, 병변으로 인해 이 연결이 끊어지는 게 강박증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안와전두피질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기능과 관련이 있고 기저핵은 반복 행동을 강화하는 역할과 관련 있다며 두 영역의 연결이 강박장애의 반복행동 지속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새로 규명한 강박장애 회로를 표적으로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을 시행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표적과 강박장애 회로 표적에 대한 치료의 증상 개선 효과를 비교하고 있다.
논문 교신저자인 알비누 J. 올리베이라-마이아 교수는 "앞으로는 평균적인 위치를 자극하는 대신 강박장애 회로를 이용해 신경조절 치료의 표적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출처 : Biological Psychiatry, Goncalo Cotovio et al., https://www.biologicalpsychiatry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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