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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쿠바 6월 한 달간 거리 시위만 107건…"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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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쿠바 6월 한 달간 거리 시위만 107건…"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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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난' 쿠바 6월 한 달간 거리 시위만 107건…"역대 최다"
    체감 온도 40도 육박 '찜통더위' 속 에어컨은 사치
    수입품 부족에 따른 식량 가격 급등…군인 배치에도 시위↑
    일부 종교계도 "전체주의 역사 마침표 찍어야"…체제 비판 나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평균 기온 35도 안팎에 습도는 90% 이상. 전형적인 아열대 날씨로 체감온도가 38∼40도에 육박한다. 요즘 쿠바 날씨 얘기다.
    6월 들어 본격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쿠바의 민생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쿠바 정부가 최근 시장 자유화를 골자로 한 '중국식 사회주의'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했으나, 미국의 경제 봉쇄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에너지 위기까지 겹치며 상황이 악화한 결과다.
    현재 쿠바 전역은 에어컨은 고사하고 전등조차 켜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에도 쿠바 전력청은 1천980MW(메가와트)의 전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필요 전력량의 약 62%가 모자란 수준이다.

    극심한 전력난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쿠바에서는 집계 이래 가장 많은 거리 시위가 기록됐다고 쿠바갈등관측소(OCC)가 3일 밝혔다.
    OCC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집계된 현장 거리 시위는 총 107건에 달한다. 올해 3월에 기록한 종전 최고치(54건)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전례 없는 규모다.
    당초 쿠바는 북한의 '오호담당제'와 유사한 상호 감시망과 비밀 요원들이 암약하는 철저한 '통제 사회'로, 거리 시위는 시민들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극심한 정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지자, 마침내 시민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거리 시위가 일상화하고 있다.
    이날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수도 아바나에서 최소 24∼48시간, 일부 지방에서는 그 두 배에 달하는 시간 동안 암흑천지가 계속되자 쿠바 시민들은 6월 한 달간 거의 매일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는 냄비를 두드리는 '카세롤라소'를 진행하고 쓰레기 더미 등에 불을 붙여 바리케이드를 구축했으며, "자유", "즉각 개입"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다.

    전력 문제뿐만 아니라 물품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 OCC 조사 결과, 현재 쿠바의 한 가정이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 생계비는 월 7만 쿠바 페소(CUP) 수준이지만 임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쿠바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6천930페소에 불과해 생계비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거리에는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찾는 노인이나 자녀에게 먹일 음식이 없어 절망하는 어머니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관측소는 전했다.

    지역별로는 수도 아바나에서 전체 시위 107건 중 82건이 집중되며 가장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제2의 도시이자 과거 혁명의 발상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도 18건의 시위가 발생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쿠바 당국은 중무장한 내무부 소속 특수부대 인력을 거리에 전면 배치하며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인권단체 '쿠바렉스'에 따르면 이번 시위 참여로 체포된 시민만 최소 38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유명 유튜버 에디 세바요스가 버려진 군사기지에서 유머 영상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간첩 혐의로 기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오프라인 시위 외에 온라인상의 반발도 거세다. 6월 한 달간 소셜미디어와 관영 매체 기사 댓글 등에서 포착된 불만·항의 건수는 총 1천220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국가 체제에 대한 불만이 406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공서비스 부실(227건), 식량 및 인플레이션(146건), 치안 불안(14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악화하자 현지 종교계에서도 정권을 향한 이례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쿠바 '사랑의 수녀회' 원장인 나디에스카 알메이다 수녀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는 정권의 시행착오와 우리를 대상으로 벌이는 생체 실험에 완전히 지쳤다"며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전체주의의 역사는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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