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느는데 '통계착시'로 체감도 떨어져…심각하게 본다"
"스페이스X 공모주 무산 어처구니없어"…한투운용 검사 착수, 삼성운용 점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강류나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과열현상을 두고 "증권사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투자자 안전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관해서도 주식시장 시가총액 증가로 시총 대비 신용거래융자 잔고 비중이 줄어 체감도가 떨어지는 '통계 착시'를 경계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식시장에 관해 "매매 회전율 등이 급등해 시장 불안정성과 변동성이 굉장히 심화한 상황"이라며 "특히 반도체주 중심으로 거래 쏠림 현상이 확대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차입투자도 굉장히 확대됐지만 시총이 상승하며 (전체 시총에서 신용융자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 체감도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난다"며 "통계의 착시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원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과열에 관해 강도 높은 우려를 표했다. 이 제도는 지난해 연말 고환율 상태가 이어지자 당시 서학개미의 해외증시 투자수요를 국내증시로 유도하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이 원장은 "해당 상품의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플레이어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을 개인적으로 심하게 우려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상품의 회전율이 높을 때는 200%에 가까웠다면서, 이를 통해 증권사가 취할 수 있는 매매수수료는 많게는 10조원 수준이 될 걸로 추산했다.
이 원장은 "최근 금감원이 관련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지만 '쿨링다운'이 안 되고 있다"며 "투자자 대부분이 중산층과 서민이 많은데 증시 변동성이 오면 가계에 큰 충격이 될 수 있어 별도의 안전조치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신용 관련 부분에 관해 외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이 뭘까를 보고 있다"며 "미수부터 신용까지 단계별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책 당국과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도입 취지대로 고환율 완화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 좀 급하게 준비했던 것은 맞다"면서 "홍콩(증시에 상장된 유사 상품의 투자수요)로부터 환류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효과는 별로 좋았지 않았던 것 같다. 반면 부작용은 너무 커진 부분에 정부 입장에서도 사실 고민이 많은 상태"라고 해 사실상 정책효과 실패를 인정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006800]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과 관해서는 "물량이 1주도 배정되지 않은 건 저도 이해가 안 간다"면서 "배정 관련 경위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사 중인 배정 경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우 불편하고 불만스러운 상황이다. (공모주 청약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상장 첫날 주식을 샀을 텐데 그 돈이 (공모주 청약에) 물린 상태였지 않느냐"며 "투자자 보호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의 검사 결과를 공유하겠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스페이스X 공모주를 자사 ETF 상품에 편입한다고 광고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대상으로 주중 현장검사에 착수하고, 액티브가 아닌 패시브 ETF에 상장 당일 스페이스X를 사들인 삼성자산운용도 지수 방법론을 지켰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한투운용의 경우 상장 이후 종목을 편입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공모주 편입을 홍보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의 공모주 배정 무산으로 결과적으로는 공모주를 담지 못했다. 삼성운용은 정해진 기초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해야 하는 패시브 ETF에 상장 당일 스페이스X 종목을 편입하면서 지수산출 방법론 위배 및 타사와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미국·이란 종전 잠정 합의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한 상황"이라면서도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나, 우리나라와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이 예견된 시장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고환율 문제는 "문제가 되는 건 외환수급 관련 부분이다. 외화가 부족한 나라는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고환율이 외화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달러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아 생긴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금감원의 지방 이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지방 이전이 확정되는) 상황이 되면 저희 입장을 밝히면 될 것"이라면서도 "일반시민 입장에서 보면 (금감원의 지방 이전은) 이상하다. 공사판의 현장감독이 어디를 가겠다는 것이냐 하는 문제의식은 지금도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