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노동자 등 참여하는 별도 위원회도 신설
시위대 지지한 콜롬비아 대통령 겨냥 "비난받아 마땅"…콜롬비아 대사도 추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경제 위기로 퇴진 압박을 받는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정국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전면적인 내각 개편을 단행한다.
파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볼리비아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내각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개각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또한 "원주민 단체와 농민, 광부, 그리고 기타 노동자층이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완전히 독립된 별도의 협의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파스 대통령은 친시장주의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지 관련 법안 논란, 연료 보조금 폐지,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지지기반이 급격히 붕괴했다. 이에 반발하는 노동계와 소외 계층의 전국적인 저항이 이어지면서 정권 퇴진 위기까지 몰린 상태다.
이번 개각 발표는 시위대와의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정국 혼란이 수습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자, 내각 인적 쇄신을 통해 분출된 민심을 달래고 국정 동력을 재확보하기 위한 파스 대통령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동시에 볼리비아 정부는 시위에 대해 논평하며 내부 위기를 부추기는 외부 세력에 대해 강력한 조처도 병행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날 엘리사벳 가르시아 콜롬비아 대사에게 외교 직무를 종료하고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추방 요구는 좌파 성향의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볼리비아의 반정부 시위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직후 나왔다.
앞서 페트로 대통령은 볼리비아 정세를 두고 "볼리비아는 인민 봉기를 겪고 있으며, 이는 지정학적 오만에 대한 대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볼리비아 외교부도 이번 조치가 "국가 주권과 내정 불간섭, 국가 간 상호 존중의 원칙을 보존하기 위한 필수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대사 추방이 양국 간의 전면적인 단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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