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서 韓-캐나다 외교·국방장관 2+2 회의후 공동성명 발표
미중갈등 속 "국제정세 예측 어려워져…안보·국방 협력 강화"

(오타와=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중 간 패권 경쟁으로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과 캐나다가 중견국으로서 안보와 공유하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안보 및 무역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미국의 두 동맹국 간 외교·안보 협력 강화 모색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25일(현지시간) 캐나다 외교부가 공개한 공동성명 영문본에 따르면 한국과 캐나다는 이날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 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고조되고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며 개방된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는 현시점에서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변화하는 국제 정세는 뜻을 같이하는 국가 간의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동반자관계의 중요성을 지속해 부각한다"며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국제질서에 직면한 중견국으로서 한국과 캐나다는 공유된 안보, 경제적 안정 및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강대국 간 대결이 심해지고 강대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경제통합을 강압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국제관계에 새로운 현실이 정착됐다며 중견국들이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카니 총리의 다보스 연설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와 맞물려 국제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양국 장관들은 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우리는 북한이 모든 도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가 한국의 남북 대화 재개 노력에 주목한다는 문구도 담았다. 성명에서 캐나다는 "적극적인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해 (남북) 대화를 재개하려는 한국의 노력을 주목한다"라고 언급했다.
안보·국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수립한 데 이어 전통적 위협과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국방 협력을 확대·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외교·국방 장관은 "이런 맥락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다"며 이날 양국 간 협정 체결을 알렸다.
비밀정보보호협정은 상대국과 교환되는 군사 및 방산 비밀정보를 자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한 것으로, 협정이 체결되면 비밀정보 교환이 수반되는 정부 조달 사업 입찰에 양국 민간 업체가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최대 60조원대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를 놓고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최종 결선에서 수주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협정 체결은 한국 기업의 수주 성공에 필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양국 장관들은 "이 협정은 협력적 국방 관계 지원, 시장 확대, 양국 방산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상호 관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국은 사이버 위협과 급속한 기술 변화가 국가의 회복력과 공동 안보에 가속화되는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올해 3월 사이버 정책 협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우주 경제가 지닌 잠재력을 인식하고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한·캐나다 양국 장관은 아울러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격년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다음번 회의는 2028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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