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회사 후지코시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거듭 거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에 근로정신대로 강제 동원됐던 고(故) 임영숙 씨의 남편인 김명배(95) 씨가 부인을 동원한 기업을 또다시 찾아가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일본 시민단체 '후지코시(不二越) 강제연행·강제노동 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 연락회'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김씨는 25일 혼슈 중부 도야마현 도야마시에 있는 기계 공구·부품 회사인 후지코시 주주총회장을 방문했다.
김씨는 "주주총회에 참석한 것이 이번이 10번째"라며 한국 대법원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임씨에 대한 배상을 판결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지코시를 전범 기업으로 단죄한 법원 판결은 변하지 않고 당신들의 법적, 역사적 책임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전범 기업 후지코시라는 오명은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결국은 바위를 뚫는다"며 "살아 있는 동안 후지코시는 판결에 따라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후지코시 측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김씨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2월에도 후지코시 주주총회를 방문해 배상을 요구했지만, 후지코시는 긍정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씨 부인 임씨는 일제강점기였던 1945년 3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도야마시 후지코시 공장에 동원돼 감시 속에서 하루 8시간씩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노동을 했다.
임씨는 후지코시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기 위해 2003년 도야마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일본 사법부는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
하지만 한국 대법원은 2024년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3건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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