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매도는 단기적 차익 실현…대형 우량주 투자 유효"
"코스피 단기 과열권 진입…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경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AI(인공지능)는 아직 초등학교 6학년이에요. 중·고등학생 때 키가 더 크듯이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 있고, 코스피도 그렇습니다."
작년 11월 코스피가 일시적 조정을 받는 와중에도 증권사 중 처음으로 장기 강세장 시나리오에서의 코스피 상단을 7,500포인트로 올려잡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개선세가 단기간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업계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25일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올해 코스피가 7,5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주가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며 로봇, 우주 등 소프트 AI 업종의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증시 이탈은 아니며, 외국인의 관심이 집중될 대형주 중심의 투자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다만 현재 코스피가 과열권에 진입한 가운데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973년생인 김 본부장은 지난 1999년 굿모닝증권 연구원으로 증권가에 입문한 뒤 2003년 KB증권 전신인 현대증권 연구원 등을 거쳐 지난 2023년 KB증권 리서치본부장에 선임됐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오늘 코스피가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 중인데 추가 상승이 가능할까. 올해 코스피 상단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 올해 코스피 상단은 7,500포인트로 본다. 시장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결정하는 요소는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처럼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시중의 유동성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가는 '머니 무브' 정책이 계속 나오고 있다.
또한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이익 개선세가 단기간에 꺾일 것 같지 않다. 과거 1986년 증시 사이클은 '3저 호황'이라는 테마로 올라갔고, 2003년에는 브릭스(BRICS) 위주로 올랐다면, 이번 사이클의 큰 축은 'AI'로 표현된다.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대차 공장에 투입된다고 하는데, 이게 생산성 혁신으로 연결될 것이다. 2030년부터 자율주행이 시작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 AI 데이터센터의 CAPA(생산능력) 만으로는 부족해 관련 투자가 단기간 내 끊기지 않을 것이다. 과거 1980년 PC 출시 후 인터넷 혁명까지 10년 성장했고,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모바일 혁명이 2017년까지 진행됐다. 2022년 11월 챗GPT 등장을 고려하면 불과 3년이 안 된 상황이라, 이론적으로는 2033년까지 성장할 수 있다.
챗GPT 등장 이후 지난해까지 '매그니피센트7'(M7)를 포함한 빅테크 AI 관련 기업 주가가 정말 좋았는데, 그때는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AI였다. 이제 AI는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이다. 중·고등학교 때 성장판이 열리면서 키가 더 크듯이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 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큰 틀에서 코스피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
-- 장기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 상단은.
▲ 예상보다 지수 상승세가 빠르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이 4배가 넘고 영업이익은 124조원 수준인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영업이익은 합치면 315조원 수준이다. 그런데도 TSMC와 밸류에이션 차이가 나는데, TSMC는 이익이 망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있다.
현시점에서 장기 강세장 상단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TSMC처럼 불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갖춰진다는 믿음이 생기면 시장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올라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주식 등 해외주식보다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이 더 크다. 반도체 업종이 이끄는 EPS(주당순이익) 상승과 장기적 달러 약세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유입에 따라 한국시장 장기 강세가 지속될 것이다.
--코스피 과열 우려 목소리도 작지 않은데 지표상 진단하자면.
▲ 현재 코스피가 단기 과열권에 진입한 것은 맞다. 50일 이격도 확대, 풋-콜 레이쇼(풋옵션의 거래대금을 콜옵션의 거래대금으로 나눈 것) 확대, 국내 금 프리미엄 등이 대표적인 시그널이다. 다만 과열권은 하락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동성이 상승이든 하락이든 커질 것으로 보여 상·하방 변동성을 염두에 두는 전략은 필요하다. 과거 장기 강세장 케이스를 보면 중간에 건전한 조정을 거쳤다가 다시 올라갔기에 올해 2분기쯤 일시적으로 숨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
--올해 증시 변동성을 초래할 가장 큰 위험 요소는
▲ 빅테크의 강력한 CAPEX(자본지출)에 따른 강한 GDP(국내총생산)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와 충돌할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가 나타날 수 있고 조정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실적 발표에서의 CAPEX 가이던스를 보면, 2025년(3천810억 달러) 대비 70% 늘어난 6천500억 달러로 제시됐다. 연준은 경제 부진을 이유로 금리인하를 준비 중이지만, CAPEX 규모를 보면 오히려 경기는 과열처럼 보인다. 언젠가는 '정말 금리 인하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커질 수 있는데, 보통 조정은 이런 의심에서 시작된다.
-- 올해 증시를 주도할 업종은
▲ 반도체가 주도주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로봇, 우주 등 소프트 AI 등도 강세가 유지될 것이다. 특히 반도체는 차익실현 욕구에도 불구하고 업사이드(상승여력)가 있다. TSMC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많은데도 TSMC 시가총액이 더 큰 점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메리트(이점)가 있다.
이밖에 자동차, 조선, 방산, 원전, 금융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 급등장에도 대거 순매도 중이다.
▲ 최근 외국인 순매도세가 반도체와 자동차에 집중돼 있다. 이런 외국인 자금 이탈은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큰 액티브 자금 위주일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및 자동차 등 경기순환 업종 중심의 코스피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경기순환주기에 맞춰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다.
다만 현재 AI 및 반도체 사이클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다. 장기적 수급을 대표하는 패시브 자금(아이셰어 MSCI 코리아 ETF)의 좌수 변화를 보면 작년 5월 말 5천만주에서 올해 2월 중순 1억1천만주로 대략 2배 넘게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즉 현재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 및 자동차 차익실현은 액티브 자금 위주의 단기적 차익실현이며 장기적인 이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향후 반도체 업종 위주로 상승 시 재유입을 기대한다.
--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ETF를 중심으로 대거 담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제2의 동학개미 운동'이라는 말도 나온다.
▲ 현재 개미들은 더 이상 2020년 당시의 개미가 아니다. 평소 공부도 많이 하고 글로벌 트렌드도 많이 캐치업하는 모습이다. 과거 동학개미처럼 무조건 장이 오른다고 따라 사지 않는다. 예전에는 개별 종목을 많이 샀는데, 뼈아픈 경험을 해보면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기보다는 큰 틀에서 산업을 보고, ETF 중심으로 투자하는 모습이다. 현 상황을 동학개미 운동이라고 보기보다는 '스마트한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
-- 최근 대형주 수익률이 중소형주 수익률을 웃도는 모습인데, 여전히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중심의 투자가 유효한가
▲ 항상 대세 상승장에서는 대형 우량주를 보는 게 맞다. '서학개미'들이 미장에 투자할 때 엔비디아, 테슬라를 가장 먼저 보듯이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증시를 볼 때 시총 상위 종목을 먼저 보기 때문이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
-- 자산별 투자 비중 전략은
▲ 자산군별 선호도는 주식이 가장 높으며, 귀금속, 채권 순이다. 주식과 채권 비중은 7대 3 또는 8대 2 비중으로 가져가야 한다.
주식 중에서는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보다 선호도가 더 높다. 한국 주식은 과열권에 진입했지만, 이는 하락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상승장 속 주가 변동성 확대를 의미한다.
해외주식의 경우 미국 주식은 이익 성장 기대가 시장을 지탱할 전망이며, 유럽주식은 자사주 매입이 재개되는 3월에 가치주 강세를 예상한다. 일본 주식은 최근 급등 이후 상승세가 제한되면서 내주·금융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며, 중국 주식은 IT 국산화와 CXMT(창신메모리) 상장 모멘텀이 있는 '과창판'을 긍정적으로 본다.
-- 올해 채권 시장 전망은
▲ 물가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상황에서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금리인하 기대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점차 완화되고 있고, 4월부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되는 가운데 국채금리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수 있다. 한국 크레딧은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 및 캐리 확보를 위한 투자 수요로 강세를 보일 것이며, WGBI 편입 역시 크레딧 금리 레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 코스닥지수는 어떻게 전망하나
▲ 코스닥 시장은 이전에 제시한 1차 목표치인 1,150포인트를 이미 달성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코스닥 시장 정책을 처음 언급 또는 발표한 직후 1차적인 상승 폭이 대략 30∼35%였으며, 이번 코스닥 시장 정책의 사례에 대입했을 때 도출되는 레벨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통제 정책이 작동한다면, 코스닥은 2분기 때 랠리 재개를 기대할 수 있다. 여전히 실적이 뒷받침되는 반도체(소재·부품·장비) 업종,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기대되는 피지컬 AI, 우주항공 등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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