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고정밀 지도 반출 문제 등 협상 테이블 위 '관측'
여한구 "한미 통상현안 안정적 관리…USTR과 상시 소통체제 유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미 통상 당국이 11일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 및 디지털 분야 등 비관세장벽 문제를 놓고 협의했다.
산업통상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날 오전 9시 30분 방한 중인 릭 스위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을 만나 약 1시간 30분 동안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측은 지난해 한미가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의 비관세 분야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상세히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앞서 한미 양국이 작년 11월 조인트 팩트시트를 통해 미국산 자동차의 안전 기준 동등성 인정 상한 철폐, 디지털 분야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비차별 의무 등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으로 볼 때 이날 면담에서는 자동차 안전 기준 및 디지털 분야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인트 팩트시트에서 한국은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는 미국 원산지 자동차를 연간 5만대까지 추가 개조 없이 수입 가능하도록 한 조치의 '5만대 상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자동차 시장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2024년 기준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 대수는 4만7천대 수준이어서 이 조치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미 양국은 또 작년 조인트 팩트시트에서 망 사용료,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제1수신자로 적시해 '조인트 팩트시트 합의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해 관심을 받았다.
제1수신자로 과기부 장관을 지목한 점으로 미뤄볼 때 미국 측이 무역 분야 합의 중 디지털 서비스 규제 관련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통상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측이 지목한 한국의 대표적 '디지털 규제 장벽'으로는 망 사용료와 정밀 지도가 꼽힌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미국 빅테크들이 국내 콘텐츠 사업의 주류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정밀 지도 문제는 구글이 우리 정부 기관에 국내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이날 면담에서 자동차 안전기준 문제와 디지털 규제와 관련해 어느 수준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면담에서 디지털 등 비관세 분야에서 진전 사항에 대해 집중 협의하고, 조만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 개최를 목표로 향후 세부 계획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한미 간 기존 합의 이행 의지를 재차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올해 초부터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다섯 차례 면담을 통해 비관세 등 한미 통상 관계 현안과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고위급 소통 채널을 활발히 가동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비관세 분야 문제의 경우 한미 FTA 공동위를 통해 이행계획을 채택하기로 했으나 실무 분야 이견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아 아직 공동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한미 통상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앞으로도 USTR과 상시 소통 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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