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발의선 이상 의석·자민당 내 파벌 해체·우익 성향 연립 여당
"일절 이견 말할 수 없게 될 것"…닛케이 "국론 양분 정책 처리에 신중해야"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의 역사적 대승을 이끌면서 아베 신조 전 총리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진보 성향 매체인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전격적인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에 따라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전체 의석 465석 중 316석을 차지해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단일 정당으로는 처음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이상 의석을 보유하게 됐다.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보유하면 현재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자민당 단독으로 재의결해 통과시킬 수 있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가 가능하다.
자민당이 이번에 확보한 의석수는 1955년 창당 이후 역대 최다이기도 하다.
게다가 역시 '1강 체제'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 때는 당내 여러 파벌이 있어 국정 운영에서 다른 계파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이었지만 비자금 사건 이후 파벌 해체로 현재는 아소 다로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만 남은 상태다.
또 아베 전 총리 때는 연정 상대가 강경 우익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공명당이었지만 현재는 연립 여당이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여서 자민당 내에서도 우익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의 정책 추진에 오히려 액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각료 출신자는 "이견 따위는 일절 말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총선 압승의 의미를 "국민들이 정책 전환을 하라는 강력한 격려를 해줬다"고 평가하면서 '책임 있는 적극재정'이나 안보정책 강화, 개헌 등 공약을 적극 추진할 의지를 밝혔다.
반면 야당은 견제할 만한 '수의 힘'이 사라졌다.
특히 제1야당인 중도개혁연합은 보유 의석이 종전 167석에서 49석으로 쪼그라들었다.
야권에서는 예산 수반 법안이나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서 단독 제출할 수 있는 51석 이상 보유 정당이 하나도 없게 됐다.
이는 중의원 선거 제도가 1996년 현행 소선거구 비례대표 병립제로 바뀌어 시행된 이후 전례 없는 사태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다.
다만 자민당은 중의원 의석 3분의 2 이상을 갖고 있더라도 재의결을 통한 법안 처리는 자제하고 야당과 협력을 우선시할 방침이라고 보수 성향 매체인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은 전날 "수의 힘에 기대어 무리하게 일을 처리하는 자세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과거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한 여당이 여소야대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재가결해 통과시킨 사례는 제2차 아베 내각 등 3개 내각에 걸쳐 16건 있지만 야당 반발에 따라 억제하는 자세를 보여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의 독주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은 내비쳤다.
이 신문은 '1강 다약 시대에 필요한 자제력'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야당과 의견 수렴을 소홀히 하면 총리가 독단으로 정책을 추진할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사설에서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장악했다고 해서 억지로 실현하려고 하면 화근을 남길 것"이라며 "국론을 양분하는 정책 처리도 신중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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