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중앙정권이 신장자치구 지역 관할' 유물도 공개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이 사회주의 현대화국가 건설 과정에서 고고학의 역할을 강조하는 가운데, 중화 문명의 시작이 통상적으로 알려진 5천년 전이 아니라 8천년 전이라는 주장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명 고고학자인 중국 사회과학원 마스 학부위원은 지난해 말 중국사회과학망 게시글을 통해 기존 개념과 달리 천문학의 등장을 중화 문명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명과 국가의 기원은 구분해야 한다며 고고학적 증거를 볼 때 중국 사회가 8천년 전 이미 농사를 위한 천문 관측과 정교한 시간 기록에 숙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고전 주역에 나오는 "용이 밭에 나타나면 천하가 문명이 된다"는 표현은 천문학이 중화 문명의 시작임을 보여준다면서, 농사 시기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천문으로 '용성'(龍星)'의 움직임을 꼽았다.
그러면서 랴오닝성에서 발견된 8천년 전의 19.7m 크기 돌로 된 용이 이와 관련된 유물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허난성에서 나온 6천500년 전 원시종교 유물은 가장 오래된 별자리 지도 물증이라고 봤다. 이 유물은 조개껍데기로 용·호랑이·북두성 등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그는 수년 전부터 중화 문명이 8천년 전 시작됐다는 관점을 내세우고 있으며, 지난해 관련 내용을 담은 저서 '문명론'을 출간하기도 했다.
인민대 한젠예 교수도 중화 문명의 시작이 최소 8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이때 이미 천문학·수학·상징·음악 등 비교적 선진적 사고와 지식이 나타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SCMP는 이러한 주장으로 문명을 어떻게 정의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마 위원이 정치적 이유로 중국 문명의 시간을 늘리려 하다 보니 자의적으로 문명의 기준을 조정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문명으로 인정받으려면 문자와 금속제련, 도시화 등의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익명의 중국 역사학자는 천문학은 높은 수준의 지식이 아니라면서, 문명 시기에 대한 평가는 공유된 정의에 근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대의 천문 지식을 현대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중국사회과학원에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비이성적 문화적 민족주의 카니발'이라고 비판하는 익명의 편지가 배달되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반면 중국 문명의 시작에 대한 연구는 중국의 자체적인 문명 개념에 근거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중국은 2002년부터 '중화 문명 근원 탐사 공정'을 국가 차원에서 진행 중이며, 2020년 시작된 5단계 사업에는 29개 기관의 500여명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현대화국가의 전면적 건설 등과 관련해 고고학이 문화 건설의 중요한 구성 부분으로 보고 있으며, 역사적 자각과 문화적 자신감 강화, 중국식 현대화 추진 과정에서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화통신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당나라 시기 중앙정권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지역을 유효하게 관할했음을 보여주는 유물이 공개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장 지역은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는 곳으로, 중국은 이곳과의 역사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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