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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칼럼] '대국' 이집트 경제, IMF 구조조정 반복…안정 속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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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칼럼] '대국' 이집트 경제, IMF 구조조정 반복…안정 속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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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분투칼럼] '대국' 이집트 경제, IMF 구조조정 반복…안정 속 불안
    주동주 고려대 아프리카연구센터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의 대국이자 중동 아랍국가들의 전통적 강국인 이집트는 현대에 들어와 장기간 경제침체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경제, 사회발전의 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인구 1억1천만명의 대국인 이집트는 1인당 소득이 3천800달러(약 558만원) 수준으로 세계은행이 분류하는 중저소득국(LMIC)에 들어간다.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서비스수지 적자로 외환위기에 시달리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 지원으로 구조조정을 반복해오고 있다. 인구의 20% 내외가 국제빈곤선인 하루 3달러(4천400원) 이하의 소득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MF에 따르면 이집트 경제는 2025년 4.0% 성장했고, 올해에는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연간 34%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2025년 18% 상승으로 진정 추세이다. 역시 2023년 38% 상승했던 이집트 파운드의 환율도 최근에는 안정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IMF는 이집트를 개혁정책의 성공으로 경제가 안정되면서 성장하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국가로 예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시적인 외부 자금 유입에 의존하여 경제가 잠시 회복되는 모습은 이집트 현대경제사에서 낯선 현상이 아니다.

    ◇IMF 융자에 따른 구조조정과 경제 안정
    이집트는 2024년 3월 IMF로부터 46개월에 걸쳐 80억달러(약 11조8천억원)의 확대기금융자(EFF)를 도입하기로 계약했다. 이 자금은 IMF가 일정 기간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약정액을 단계별로 제공하는 것이다. IMF가 이집트의 경제정책을 사실상 관리하는 이 과정은 개혁이라고 내세워진다. 하지만 실상은 일명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라고 불려 온 신자유주의 정책을 개도국에 이식해온 것이다. 재정적자 삭감, 공기업 민영화, 환율 조절을 통한 국제수지 개선 등을 기본으로 한다.
    이번에 이집트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과거 구조조정정책의 부작용이 빈곤과 사회불안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반영하여 최근에는 회복과 지속을 위한 기금(RSF)을 통한 사회보장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재정지출 축소를 위한 보조금 삭감 정책은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빈곤층에 대한 안전장치를 해체한 것으로 비판받았다.
    이에 대한 반발로 개도국들에서 발생한 이른바 IMF 폭동의 대표적인 사례가 1977년 1월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시대에 발생했던 '빵 폭동'(bread riots)이다. 당시 보조금 삭감으로 빵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자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전국의 대도시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켜 80명이 사망하고 550명이 다쳤다. 그 뒤를 이은 무바라크 대통령도 1991년 IMF 차관을 도입하면서 1996년까지 이른바 '경제개혁 및 구조조정'(ERSAP)이라는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두 차례 경험은 공통으로 누적된 국제수지 적자에 따른 외환위기에 대응해 IMF의 긴급 지원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 경우이다. 또 공통으로 외부로부터 막대한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거시경제 지표가 안정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근본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그 후의 경제 상황은 다시 악화했고, 빈곤과 사회불안이 심해지면서 결국 두 대통령 모두 비극을 맞이하는 요인이 됐다.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과 내수 자립이 관건
    이집트가 외환위기의 반복을 방지하고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해 경제가 실질적인 성장궤도로 진입할 수 있으려면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해 수출을 확대하고 내수도 자립할 수 있는 장기적인 역동성이 필요하다.
    이집트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로 상징되는 유구한 역사 전통과 그에 기반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또 수에즈 운하로 상징되듯이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를 잇는 교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정치·군사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무역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관광 수입과 수에즈 운하 통관 수입은 주로 인근 아랍 산유국들에 나가 있는 자국 노동자들의 송금과 산유국들로부터 원조와 함께, 이집트의 주요외화 수입원이다. 거기에다 메이저 석유 수출국은 아니지만 산유국이고, 상당한 천연가스 생산국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포트사이드 북부의 조호르(Zohr) 가스전은 지중해의 최대 해저 가스전이다.
    그러나 이러한 천혜의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만성적인 외화 부족에 시달리면서 수시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2024년 기준 이집트의 상품 수출액이 531억달러(약 78조원)에 불과한 데 반해 수입은 991억달러(약 145조7천억원)에 달해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한 상황이 그 기본 이유를 설명해준다. 주요 수출품은 정유, 질소비료, 금, 감귤류 등이고, 주요 수입품은 정유, 가스, 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이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연간 국내 수요의 70%에 가까운 1천200만톤(t)의 밀을 수입한다. 2024년 밀수입액은 52억달러(약 7조7천억원)에 달했다. 상품수지만이 아니라 서비스 수지도 구조적인 적자 상태에 있다.



    ◇장기 집권 속 빈곤 확대 등 불안 요인 상존
    2014년 집권한 엘시시 대통령은 2023년 12월 선거에서 90%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세 번째 연임의 길로 들어섰다. 종전의 4년 임기제를 6년으로 바꿔 2030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군부와 기득권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난 속에서 빈곤이 심하고,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
    한국과는 2025년 11월 20일 이재명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중 카이로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추진키로 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대국이자 우방인 이집트는 한국과 방산, 교육, 문화 등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산업 개발을 위한 협력도 역시 중요한 의제이다.




    ※외부 필진 기고는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주동주 센터장
    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아프리카연구센터장, 영국 맨체스터대학 국제개발학 박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국제개발협력실장,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위촉전문위원,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겸임교수, 국제개발협력학회 부회장·총무이사 역임, 국민포장(국제개발협력유공), 부총리 표창, 저서 '한국형 ODA모델 수립' 등 28권 집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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