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장 당권도전 막혀…스타머 "선거자원 분산 안돼"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집권 노동당이 키어 스타머 총리의 경쟁자로 여겨지는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NEC)는 25일(현지시간) 버넘의 시장직 사임과 고턴·덴튼 선거구 하원의원 보궐선거 출마 허용안을 찬성 1표, 반대 8표로 부결했다. 반대표 중 1표는 스타머 총리가 행사했다.
NEC는 불필요한 시장 보궐선거에 막대한 공공 자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구에서 영국개혁당이 노동당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만큼 노동당으로선 버넘 시장의 출마가 주요 단체장과 하원의원 자리를 모두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버넘 시장이 하원에 재입성한다면 당 대표, 나아가 총리 자리에 도전할 길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단 결정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노동당 대표는 하원의원만 맡을 수 있다.
버넘 시장은 당내 유력 인사다. 2001∼2017년 하원의원을 지내면서 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보건장관, 문화장관, 재무부 수석부장관을 역임했다. 2017년 처음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에 취임했고 2024년 3선에 성공했다.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은 지지율이 매우 저조하다. 노동당은 오는 5월 잉글랜드 지방선거와 스코틀랜드·웨일스 총선에서 영국개혁당에 밀려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노동당 내에서는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 스타머 총리의 국정 운영 방향이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버넘 시장은 NEC의 결정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결정이 언론에 일찍 유출된 데 대해서도 "요즘 노동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여주는 일"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더글러스 알렉산더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은 당내 갈등을 조기 방지하는 일이라며 환영했지만, 나디아 휘톰 하원의원은 파벌 싸움이 심해진 꼴이라며 비판했다.
그레이엄 스팅어 하원의원은 버넘 시장이 애초 하원의원에 도전할 생각을 말았어야 한다면서도 당 지도부가 이를 '관료주의'로 차단해서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26일 오는 5월 잉글랜드 지방선거와 구성국 총선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반드시 지키고 싸워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우리의 자원을 분산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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