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2위' 실각 관련 군 기관지 사설…전문가 "부패보다 정치 문제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군이 '서열 2위'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의 전격적인 실각 이유로 시진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국가주석·당 총서기 겸임) 집중 체제 훼손을 지목했다.
중국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5일 사설에서 "장유샤와 류전리는 당과 군대의 고급 간부로서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의 신임을 심각하게 저버리고, 군사위 주석책임제를 심각하게 유린·파괴했다"며 "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에 영향을 주고 당의 집권 기초를 훼손하는 정치·부패 문제를 심각하게 조장했다"고 밝혔다.
사설은 이어 두 사람이 "군사위 지도부의 이미지·위신을 심각하게 훼손했고, 정군 장병의 단결분발이라는 정치사상적 기초에 심각하게 충격을 줬다"며 "군대의 정치 건군과 정치 생태계, 전투력 건설에 극도로 큰 파괴이자 당·국가·군대에 극도로 나쁜 영향을 준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장유샤와 류전리를 기율·법규에 따라 조사·처분하는 것은 정치적 근본 개혁과 사상적 독소 제거, 조직적 환부 제거를 한 걸음 더 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중국군은 장유샤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이 '심각한 기율 위반 및 불법 행위 혐의'가 있다며 중국공산당 중앙이 두 사람의 입건과 심사·조사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해방군보는 군부 고위급 숙청이 벌어지면 문제 배경을 설명하고 당에 대한 군의 복종을 강조하는 논평을 게재해왔다.
이날 사설은 '군사위 주석책임제 유린·파괴'를 전면에 내세웠다. 작년 10월 '군 서열 3위'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먀오화 중앙군사위원의 숙청과 관련해 '거액의 부패'를 주된 이유로 들고 '군사위 주석책임제 파괴'를 뒤에 붙였던 사설과 다소 다른 서술 방식이다.
군사위 주석책임제는 시 주석이 집권 1기인 2014년 전군정치공작회의를 통해 재확립한 원칙으로, 군 지휘권과 국방 문제 결정권을 시 주석에게 한층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당의 지도'를 '시 주석의 지도'로 집중한 셈이다.
이 원칙은 시진핑 시대 중국군의 조직 원리를 규정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됐다.
그런데 해방군보를 통해 군사위 주석 책임제에 '이견'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입장이 나온 일도 있었다. 2024년 말 "중대 문제 결정은 반드시 집단적 토론으로 이뤄져야 하고, 개인은 조직에, 소수는 다수에 복종해야 한다. 개인은 절대 영도집단의 위로 올라설 수 없다"는 논평이 실린 것이다.
허난성 뤄하분군구 소속 사오톈장이라는 인물이 작성한 '집체영도(집단지도)를 솔선해 견지하라' 제하의 논평이었다. 이 논평은 해외 중국 관찰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해방군보는 며칠 뒤 1면에 군사위 주석책임제를 다시금 강조하는 입장을 게재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해방군보 사설이 '군사위 주석책임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우면서 '장유샤·류전리 실각'을 부패 문제보다는 파벌 형성 등 정치 문제로 봐야 한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딩수판 대만정치대학 동아시아연구소 명예교수는 "부패 문제는 최대 문제가 아닐 것이고, 정치 방면에서 고발이 나온 후에 경제 문제가 죄목이 됐을 것"이라며 "먀오화·허웨이둥 사건과 장유샤·류전리 사건은 별개 선상인데, 일설에는 쌍방이 서로 고발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방군보 사설은 이날 장유샤·류전리 조사 결정에 대해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가 부패 처벌에 성역이 없고 전면적이며 무관용임을 다시금 보여줬다"며 "장유샤·류전리를 단호히 조사·처분하는 것은 당과 군대 반부패 투쟁이 거둔 중대한 성과이자, 군대 반부패 투쟁 공격전·지구전·총력전 승리에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전군 장병은 당 중앙의 결정을 단호히 옹호하고, 자각적으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과 사상·정치·행동 면에서 고도로 일치를 유지해야 한다"며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 시 주석 지휘에 단호히 복종해 고도의 집중 통일과 순수한 결속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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