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대화할것" 강온 메시지…마두로도 "대화가능·공격시 정치적 종말" 맞불
트럼프, 멕시코·콜롬비아 내부 '마약차단' 공격 가능성도 시사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오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동시에, 자신이 독재자로 칭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소통하겠다며 강온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와 진행한 행사에서 취재진이 마두로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묻자 "나는 아마도 그와 대화할 것이다. 나는 모든 이와 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어느 시점에 나는 그와 대화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베네수엘라에 미국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의엔 "아니다. 나는 그것을 배제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가자전쟁(이스라엘-하마스전쟁)과 우크라이나전쟁 등에서 미 지상군 투입에 철저히 선을 그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앞마당에 위치한 베네수엘라에 대해선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대외 군사개입 최소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이 공유하는 '미국 우선주의'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1월) 이후 트럼프식 '먼로주의'인 '돈로주의'(Donroe Doctrine)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집요하게 모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단지 베네수엘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들은 감옥에서 수십만명을 우리나라로 떠넘겼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그(마두로)는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마약 문제가 주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국가보다 우리나라로의 (베네수엘라) 죄수들의 유입은 재앙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세계 최강 항공모함(항모) 제럴드 R. 포드호를 주력으로 하는 항모 전단을 베네수엘라 북쪽 연안인 카리브해에 배치하며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기반 국제 범죄조직인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를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는 것을 예고하고 해당 조직의 수장으로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지목하면서 마두로 축출 및 정권 전복을 위한 군사공격 명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마두로 대통령도 이날 국영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에 "미국에서 베네수엘라와 대화하려는 누구라도 아무런 문제 없이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에 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를 향한 미국의 어떠한 공격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종말'이 될 것이라며 강한 경고를 날렸다.
친미 외교 기조를 보이며 마두로 정부와 갈등을 빚은 카리브해 소국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베네수엘라 공격에 자국 영토가 이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 안정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캄라 퍼사드비세사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왓츠앱을 통해 AFP통신에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상대로 공격을 가하겠다며 단 한번도 우리 영토 사용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어떠한 행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의 마약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상에서의 '마약 의심 선박' 격침 작전뿐 아니라 멕시코와 콜롬비아 본토의 마약 카르텔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마약 차단을 위해 멕시코에서 공격을 할 것이냐고? 나는 오케이다. 마약을 막기 위해 해야 할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콜롬비아에 대해서도 "콜롬비아에는 코카인 제조 공장이 있다. 내가 그 공장을 파괴할 것이냐고? 나는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실행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나는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걸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멕시코 및 콜롬비아 공격에 대한 승인을 구할 것이라면서 "미친 게 아니라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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