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중국이 반도체업체 넥스페리아 칩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해제하기로 했지만 유럽 자동차 업계 등에서는 칩 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는 자동차 부품 등에 들어가는 범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중국 스마트폰 조립업체 윙테크가 2019년 넥스페리아를 인수했으며 넥스페리아의 칩 조립 등은 중국 내 공장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T는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넥스페리아 네덜란드 본사와 중국 법인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네덜란드 본사가 중국 법인에 실리콘 웨이퍼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웨이퍼는 네덜란드와 영국, 독일에 있는 넥스페리아 유럽 공장에서 제조되며, 중국 공장에서 이를 조립해 다시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넥스페리아발 칩 공급난은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 9월 말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넥스페리아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불거졌다. 중국은 자국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넥스페리아 제품 수출을 통제하며 맞대응했고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칩 부족 사태를 맞았다.
중국 당국이 최근 넥스페리아 칩 수출 통제를 완화하면서 일부 칩 출하가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넥스페리아 네덜란드 본사와 중국 사업장 간 적대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로 업계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 유럽 자동차 업계 임원은 전했다.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으면 몇 주 안에 일부 생산라인이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자동차업체 임원은 칩 재고가 몇주분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그는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에 웨이퍼 재고가 일부 있지만 "독일과 EU(유럽연합)에서 웨이퍼가 공급되지 않으면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이 걸린 자동차 업체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
넥스페리아 중국 법인도 본사가 아닌 웨이퍼 공급처를 모색 중인 전해졌다. 중국 공장의 재고가 다음 달 초중순까지는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은 상황이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하다고 했다. 또 현재까지는 독일 내 차량 생산 공장에는 영향이 없지만 향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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